중간고사가 끝나고 부산구화학교의 이용구 교장선생님이 쓰신 ‘장애를 배우며, 장애아에게 배우며’라는 책을 읽는데, 초등학생 때 엄마 따라 장애아 고아원을 갔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 때 나는 ‘어린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했지만 엄마는 내가 가서 또래 친구들과 노는 것이 봉사라고 하셨다. 친구들이 있다는 말에 ‘친구 뭐하고 놀지?’ 하며 가는 내내 설렜었다. 하지만 도착하여 방문을 연 순간 생각과는 많이 달라 놀랐었다. 어린 내가 생각했던 장애는 눈이 안 보이는 시각장애나 휠체어를 타고 움직이는 지체장애만 생각했는데 그 곳의 아이들은 대부분 자폐성 장애와 정신지체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착하고 조용한 장애우를 만날 상상뿐 이였는데, 아이들은 내 얼굴을 만지려고 하고 소리를 지르는 등의 공격적인 행동을 해 나는 매우 겁먹어서 그날 집에 갈 때 까지 엄마 옆에만 붙어있었던 기억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