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이 ‘쇼펜하우어, 집단심리치료’ 책을 시작할 때는 진도가 빠르게 나가지 않았다. 줄리어스가 자신의 죽음에 대해 인식하고 자신의 지난 날을 돌아보면서 필립을 만나게 된 이후, 필립으로부터 실습 교육지도와 쇼펜하우어 강의 교환의 제안이 들어오면서부터 몰입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난 이 책을 쓴 작가가 수업시간에도 몇 번 이야기가 나왔던 어빈 얄롬이 쓴 책이라는 걸 책을 읽고 있는 중간에서야 눈치챘다. ‘쇼펜하우어, 집단심리치료’는 미국의 정신의학 교수이며 정신과 의사인 어빈 얄롬이 쓴 소설로, 집단치료가 무엇이며 얼마나 효과적인지에 대한 통찰을 준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얄롬이 쓴 소설 구성에 대하여 감탄했다. 정교하게 짜여지고 억지로 이야기를 지어낸 것이 아니라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글로 옮겨 놓은 듯한 생생한 현장감이 느껴졌고 책을 읽고 있는 나를 집단상담의 관찰자로 참여하게 하는 느낌을 심어주었다. 또한 소설 속 주인공 줄리어스에게서 얄롬이 소설 주인공에게 자신을 투영한 것이 아닐까 하는 느낌도 들었다.
책을 처음 읽었을 때 많은 사람들의 등장과 다양한 심리상태, 고조되는 갈등 상황 등으로 혼란스러웠다. ‘이게 집단상담이라고?’ ‘이 과정들이 과연 치료가 될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들었다. 필립의 비협조적이고 냉정한 태도에 답답하기까지 했고 철학자들을 운운하며 계산적인 모습을 보일 때는 이 책에 대한 거부감이 들기도 했다. 또 지금까지 집단상담 수업에서 배운 내용으로 이 책을 전부 이해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상담자와 내담자의 일대일 상담 대화 기법이 아니다 보니 더 이해하기 힘들었던 것 같아, 두 번째 회독에서는 그들의 대화를 하나하나 뜯어보려 노력했다.
집단 치료는 집단의 이론, 기술, 기법 등을 적용하여 집단원들 간의 역동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정신적, 육체적 문제를 예방하고 치유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즉 관계를 맺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하나의 모습만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고, 만나는 사람이 다양할수록 상대를 대하는 나의 다양한 모습이 드러나기 마련이다.
‘침묵’은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줄리어스가 동료 심리치료자들과 함께한 지지집단에서, 마지막 20분간의 참석자들의 침묵은 줄리어스에게 위로와 경의를 표하는 것이었다. 인간의 유한성을 알고 있었지만, 죽음이 그의 가까이 있게 되자 그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가 있었다. 죽음을 정말로 알게 되자 헛된 욕심으로부터 벗어나 순수한 눈으로 인생을 보게 된다. 살아가면서 가면을 쓴 채, 흥미 있고 재미있는 일을 외면하며 많은 것을 놓치고 잃는다. 인생의 끝이 오기 전에 인생의 무대에서 퇴장하려 했는가. 줄리어스는 자신의 미래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 니체, 「자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중 략>
언젠가 집단 상담을 나가본 적이 있었다. 계기는 영화에서 나오는 집단 상담 장면 때문에 그에 대한 궁금증이 일었기 때문이었다. 뮤지컬 영화 <렌트>에서 나는 집단 상담이라는 것을 처음 보았다. 에이즈 환자들끼리 서로의 이야기를 털어놓고 감정을 공유하고 서로가 서로의 지지자이자 위안이 되는 것을 보며 집단 상담이라는 것에 대한 흥미가 생겼다. 집단 상담의 존재를 인지하고 호기심을 갖고 나니 집단 상담은 생각보다 더 흔하게 내 눈에 보였다. 이곳저곳에서 나는 그 단어를 발견할 수 있었고, 결국은 무료로 진행되는 집단 상담 프로그램에 신청하게 되었다.한 달 간 매주 진행되어 5회를 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상담의 목표가 확실했던 것도 아니고 효과에 대한 큰 기대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보다 더 상담이 필요했던 사람들을 제치고 내가 나간 것 같아 미안한 마음도 들지만, 그 때의 나는 그저 호기심 하나만으로 그 프로그램을 나가기로 결심했다.
쇼펜하우어, 집단심리치료 감상문
쇼펜하우어 , 집단심리치료 , 집단심리치료 감상문 , 집단심리치료 북리뷰
한컴오피스
어도비 PDF
MS 워드
MS 엑셀
MS 파워포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