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현대사회에 살아가고 있는 이상, 우리에게 범죄는 멀고도 가까운 것이다. 연쇄살인, 아동 유괴, 성폭행, 사이버테러등의 범죄가 전 세계에서 시시각각 일어나고 있으며 기술이 발달하고 정보를 접할 기회가 많아지면서 더 다양한 양상의 범죄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범죄 사실을 정확하게 밝히고 범죄자의 행동을 예측, 대처하기 위해 범죄 사건을 분석하여 범죄자의 심리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본 과제에서 분석할 범죄 사건은 ‘김해 둘째 딸 독극물 살인사건(2003)’ 이다. 범인 안씨(이하 A씨)가 보험금을 노리고 자신의 둘째 딸(이하 B양)에게 독극물을 먹여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이다. 수사 과정에서 A씨가 친구 K씨도 독극물을 이용해 살해한 사실이 밝혀져 연쇄 살인사건으로 분류되고 있다. 남편 살해 혐의도 있었지만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 판결을 받았고 친구 K씨와 딸 B양 살해 사건의 2건에 대해서 유죄 판결을 받아 무기징역이 확정되었다.A씨는 보험금을 위해 가족과 친구를 살해했다. 이러한 A씨의 범행은 보험살인, 연쇄살인 그리고 이러한 연속 범죄의 학습효과와 연관 지어 생각할 수 있다. 이에 관련하여 사건을 분석해보고 A씨의 범죄심리를 파악할 것이다.2. 사건 개요2003년 10월 12일, 경상남도 김해에 살던 A씨는 자신의 두 딸과 사촌 한 명을 데리고 걸어서 20분 거리에 있는 동네 수영장에 갔다. 한참 수영장에서 놀던 B양은 의식을 잃은 채 물 위에서 축 처진 채로 떠올랐다. 안전요원은 B양의 맥박과 호흡이 없어 즉시 인공호흡을 실시했고, 의식을 차렸다고 증언했다. 그 후 바로 병원에 옮겨졌지만 5분 만에 사망했다.사체 검안 결과에서 수상한 정황이 발견됐다. 9살이었던 B양이 심근경색을 동반한 건식익사를 했고, 익사체에서 흔히 나오는 코와 입에서 물이 나오는 증상이 없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정황 때문에 책임을 정확히 물어야 한다는 당위성이 인정되어 A씨의 완강한 반대에도 부검을 실시하게 되었다.부검 결과 익사를 뒤집는 결과가 나왔다. B양의 혈액에서 성인 치사량의 3배가 넘는 청산염이 검출된 것이다. 이에 주변 사람을 탐문했다. 안전요원은 누군가 B양을 탈의실 앞으로 불러 어깨에 손을 얹고 얘기를 나눴다 증언했고, 수영장에 함께 갔던 B양의 언니와 사촌은 B양이 자신들에게 “맛있는 걸 먹었다”며 자랑했다고 증언했다. 엄마인 A씨가 B양한테만 맛있는 걸 줘서 섭섭했다고 진술한 것이다. 용의자가 된 A씨는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하지만 무슨 음식을 준 것인지, 음식을 주는 행위를 목격한 사람도 없던 상황에 확실한 물증도 없었고 A씨가 청산가리를 구입한 흔적도 없었기에 사건은 진척되지 못한다.그 후 살해할 만한 범행 동기가 점차 드러난다. A씨는 B양 사망 전 날, 보험 설계사에게 보험료를 대납하면서까지 B양의 이름으로 사망보험을 가입했다. 또한 아이가 사망했을 때 수영장의 관리책임이 증명된다면 최고 1억원의 배상보험금을 확보할 수 있었다. A씨는 이 두 개의 보험금 지급을 청구하려 한 것이다.이 사건의 직접적 증거는 없었지만 정황적 증거는 많았다. 사건 발생 2년전인 2001년에도 A씨의 남편도 사망 건이 있었는데, 남편이 굴과 김장김치, 그리고 A씨가 타 준 커피를 마신 후 팔다리가 뒤틀린 채 의식을 잃어 사망했다. 의사가 독극물 중독 가능성에 대한 소견을 남겼지만 A씨가 남편의 시신을 화장하여 수사로 연결되지 못했다. 그 후 A씨는 1996년과 1999년에 남편 앞으로 4개의 보험에 가입하여 3,700만원의 보험금을 받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A씨의 친구인 K씨도 의문의 죽음을 맞이했다. K씨가 A씨를 만나고 집에 돌아오자 마자 쓰러진 것이다. 복부와 얼굴이 팽창하고 입에서 쉰내가 나는 증상이 발견되어 부검을 했지만 부패로 인해 독극물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다. 이 후 알고 보니 A씨가 서류를 위조해 K씨의 이름으로 보험을 가입하고, 직접 K씨의 사망진단서를 발급받아 보험금을 청구했던 것이다.위의 정황은 B양의 사망 이후 A씨에 대한 자세한 수사 과정에서 점차 밝혀졌다. 재판은 5개월 동안 지속됐고, 직접적인 증거는 없으나 뇌파 검사, 진술 정황 등을 종합했을 때 범행이 확신되어 대법원에서 무기 징역을 확정했다.3. 사건 분석(1) 보험살인A씨는 보험금을 목적으로 자신의 남편, 친구 K씨, 딸 B양을 살해한 혐의가 있다. 각 3명의 명의로 보험에 가입하고 수익자를 자신으로 설정하여 의도적으로 살해하고 금전적인 수혜를 얻었기에 보험 살인이라 할 수 있다.보험 살인 범죄는 사망보험금 편취를 목적으로 피보험자를 살해하거나, 타인을 살해 후 피보험자의 사망으로 위장하거나, 사망이 예견되는 피보험자를 고의로 방치하여 사망케 한 후 우연한 사고에 의한 사망 또는 자연스러운 사망으로 위장하는 보험범죄의 한 유형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보험 살인은 보험금을 목적으로 한 범행이기 때문에 가해자는 피해자와 매우 가까운 관계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사체가 발견되어야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있고, 자신의 의도를 은폐하기 위해 가해자가 직접 신고하기도 한다. 가해자는 피해자의 죽음에 과도한 슬픔을 연기하거나, 슬픈 기색을 전혀 나타내지 않기도 한다.A씨의 남편과 B양은 A씨의 가족이었고 K씨는 A씨와 오랜 시간을 알고 지낸 사이였다. 이렇게 매우 가까웠던 관계였기에 A씨의 범행을 쉽게 예측하지 못했다. 또한 공개적인 장소에서 대범하게 범죄를 저지르고 범죄에 이용한 독극물의 출처를 남겨 놓지 않았다. 이는 사건 분석에 어려움을 줬다. 진술서를 작성하는 상황에서도 딸의 죽음을 겪은 사람이라곤 믿기지 않을 정도로 의연한 모습을 보여줬고 ‘위독’이란 단어를 ‘위급’이라고 고쳐 쓰는 등의 행동을 통해 수상해 보이는 심리상태가 그대로 드러났다.(2) 연쇄살인연쇄살인이란, 범죄자가 최소한 한 달 이상의 기간에 걸쳐 세 명 이상의 피해자를 살해하는 경우로, 범죄자가 각 사건들 사이에 심리적 냉각기를 갖는 것이 특징이다. 동일범이 여러 명을 살해하는 다수 살인(mass murder)의 일종이다.A씨는 남편 건에는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를 선고 받았지만 독극물 중독 가능성 소견과 보험 가입이라는 정황상 증거가 있었고, K씨와 B양의 살해 혐의엔 유죄로 인증되었기에 연쇄살인으로 볼 수 있다.충동적이 아닌 계획적으로 연쇄살인을 행하는 범죄자는 범행을 체계적으로 계획하며 범행 장소를 자신이 머문 장소에 가까운 곳으로 결정하는 경향이 있는데, A씨도 집 근처 수영장, 운영하던 세탁소, K씨네 집 근처 등에서 범행을 저질렀다.또한 연쇄살인은 범행 동기에 따라 망상형, 확산형, 쾌락형, 권력통제형으로 분류되는데, 이 중 A씨의 범행 동기는 쾌락형 중 금전추구형이라 할 수 있다. 금전추구형의 경우, 금전적인 이익을 추구하여 살인하는 유형이며 가해자와 면식 관계인 사람이 목표가 되는 경우가 많다. A씨는 보험금을 수령하기 위해 살인을 저질렀기 때문에 자연스레 가족과 친구를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3) 학습효과우에마츠는 범죄자가 가질 수 있는 심리를 범행을 하고 난 이후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한다는 정당화의 원칙과 점차적으로 범행을 하면 할수록 범행은 반복되면서 실행은 쉬워지고 심적 갈등도 적어지며 대담해진다는 대담화의 원칙을 주장하였다.이처럼 범죄자의 연속 범행은 보통 정당화와 대담화를 통한 학습된 행위의 결과이다. 처음 한 번의 성공이 학습효과를 일으켜 그 후의 범행을 불러온 것이다. A씨는 보험금을 타기 위해 세 차례에 걸친 연쇄살인을 저질렀다. 남편을 살해하고 검거되지 않자 친구와 딸을 이용해 두 번 더 범행을 시도한 것이다.범죄자가 유사한 범죄 경험을 학습할수록 범행을 매끄럽게 하고 돌발 상황에 잘 대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연속적인 성공 경험에 대한 자만심과 예컨대 목격자, 피해자의 상태 등 예상치 못한 기타 요소들이 계획된 범행을 방해하는 경우도 있다. A씨의 상황도 다르지 않았다. A씨는 사건 발생 하루 전에 B양의 명의로 보험에 가입했고 목격자가 나올 만한 장소에서 대담하게 범행을 진행했다. 이는 곧 하나의 단서가 되었고 결국 A씨를 가해자로 지목받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