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가 좋았던 시 경매하기 봄 비 강연호 오늘은 종일 추억을 관람하였다 오래된 흑백 무성영 화의 자막처럼 나른한 비가 내려 지난 겨울의 마른버짐 으로 남은 잔설을 녹이고 있었다 멀리 ... 그래서 이 글에서는 강연호의 ‘봄비’가 어떤 부분이 감각적이었고, 어떤 분위기를 어떤 식으로 형성해서 이 시가 훌륭한 시가 되도록 했는지 설명하고자 한다. ... 새싹을 틔우는 봄비의 이미지라기보다 비에 어중간하게 녹아 질퍽해진 눈의 이미지라고 하는 것이 더 알맞다. 물론 봄비는 어떤 사물을 해치거나 부수려는 식의 부정적인 상징은 아니다.
햇살의 따사로움과 봄비의 시원함, 세월을 견뎌온 대견한 숲과 향 긋한 열매들 등 여러 가지 소재들이 무수히 쏟아져 독자를 반기고 있다. ... 봄비 한상남 소리 없이 겨울의 휘장을 그어 내리는 무수한 면도날 허공에서 올올이 풀리는 비단실은 누구의 맑은 핏줄로 스며드는 것일까? ... 나도 오늘은 조용히 흘러 순결한 이의 뜨락에 온전히 수혈되고 싶다 봄비가 오는 광경을 겨울의 휘장을 그어 내리는 면도날에 묘사하고 있다.
대상을 섬세한 마음의 풍경을 통해 드러내는 경향은 김명인ㆍ김윤인ㆍ송재학ㆍ장석남ㆍ이희중ㆍ강연호ㆍ강연후ㆍ윤종대등과 허수경ㆍ이진명ㆍ이선영등의 여성 시인들을 들 수 있다. ... 현실 대응의 시적 전략 - 1980년대 시의 지형도 1. 1980년대와 현실 대응의 시적 전략 1980년 ‘서울의 봄’에서 그해 5월 ‘광주’의 비극으로 이어진 짧은 수개월의 기간은 ... 하나는 도시적 일상이 지닌 퇴폐와 비인간적 양상을 그대로 그려내어 비판하는 방식이고, 또 하나는 대중문화를 패러디함으로써 도시적, 자본주의적 삶의 질서에 마비된 의식을 전복시키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