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마뉴엘기도원 신축 공사장에서 일한 지 4개월쯤 된 70년 8월 9일, 전태일은 마침내 하나의 결단을 내렸다. 그리고 일기를 썼다. ... 그러나 그는 이러한 소외된 노동이 가져다 주는 좌절 속에서 모든 의욕을 잃은 채 자신을 포기해 버리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 그것은 하루하루가 괴로움의 연속인 죽음과도 같은 노동의 괴로움, 의욕의 탈진, 기계처럼 아무 뜻 없이 단조롭게 돌아가는, 지루하고 고통스러운, 모든 삶의 보람과 희망과 인간다운 삶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