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사라리아인들」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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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자유무역과 보호무역, 신자유주의와 세계화 등 경제학적 내용을 다루고 있다. 자칫하면 어렵고 딱딱하기 쉬운 경제학적 내용을 매우 쉽고 재미있게 엮어가고 있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선진국들의 경제정책들에 대한 역사적 배경과 많은 경제정책들의 이면에 있는 의도에 대한 설명들은 기존에 내가 가지고 있던 생각을 많이 바꾸어 놓았다. 특히, 세계화와 신자유주의에 대해 저자가 풀어 놓은 사례들은 기존의 책에서 볼 수 없었던 신선한 내용들이었다.
그 동안 읽어 온 책들은 세계화는 어쩔 수 없는 경제의 흐름이요, 경쟁과 민영화를 강조하는 신자유주의 또한 피할 수 없는 것임을 이야기하고 있거나, 이것들의 폐해를 들어 극단적으로 반대하는 것이 많아 쉽게 수긍하기 어려운 점이 있었다.
사실 나는 세계화나 신자유주의와 관련하여 전자의 생각에 많이 기울어 있었다. 기본적으로 국가나 개인은 경쟁을 하면서 더욱 강해지고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은 아주 적절한 비유로 그동안 나의 생각이 편향되었다는 것을 깨닫게 하고 있다. 세계화와 관련하여 저자가 말한 비유 중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되는 것은 ‘사다리 걷어차기’이다.
‘사다리 걷어차기’는 어떤 목적지에 오르기 위해 사다리를 타고 올라간 후에 사다리를 걷어참으로써 다른 사람들이 올라올 수 없도록 한다는 것으로 현재 선진국들이 개발도상국에 강요하고 있는 관세완화나 국가의 지원철폐의 뒤에 숨은 비열함을 비유하는 것이다.
관세는 자국의 열세에 있는 자국의 산업이 성장할 때까지 보호하는 역할을 할 뿐 아니라, 국가의 훌륭한 세원이 된다. 그럼에도 이들은 개발도상국들이 관세를 없애고 자유무역체제로 바뀌어야 더욱 잘 살 수 있으며, 성공할 수 있는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다.
현재 신자유주의와 세계화를 주장하고 있는 미국이나 영국, 일본과 같은 선진국들도 이들이 없애도록 주장하는 관세를 바탕으로 자국의 유치산업을 육성하였다고 한다. 정부개입을 통하여 기반산업을 만들어낸 선진국들이 이제는 관세라는 사다리를 걷어참으로써 개발도상국들이 성장하지 못하도록 방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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