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드레 지드『좁은 문』
- 최초 등록일
- 2006.12.06
- 최종 저작일
- 20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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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앙드레 지드『좁은 문』에 대한 법적 관점 중심의 감상문입니다...좋은 참고 되시길...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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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제롬,너지?” 개 짖는 소리에 단박, 닫힌 문 너머의 발자국소리를 3년 만에 나타난 어린 애인의 것으로 알아차리는 알리사. 그렇게 사랑하는 님과 결합하는 지상의 행복을 포기한 채 죽음을 택하는 알리사를 구원(久遠)의 여인상으로 삼았던 한국의 청년도 적지 않았다. 안정효(安正孝)의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1992)에 새삼 잊고 지냈던 암울했던 청소년기를 회상하는 세대의 남성이면 누구나 육체라는 묘한 허수아비 때문에 놓쳐버린 알리사가 한 사람쯤은 있게 마련이다. 결혼은 하되 잠자리는 나누지 않는다는 작가 자신의 특이한 ‘백색결혼’(marriage blance) 생활도 이 소설의 현실적 적용이었다는 묘한 호기심 때문에라도 앙드레 지드(Andr`e Gide, 1869-1951)의 『좁은 문』(La porte e`troite, 1909)은 육체적 순결을 지상의 미덕으로 삼던 시대의 경전이기도 했다. 『좁은 문』이란 일생 동안 한 사람에게만 출입을 허락하는 순결의 문이기도 했다.
『좁은 문』의 저자 앙드레 지드 또한 법의 문제를 깊이 고뇌한 사람 가운데 하나이다. 어린 시절에 여읜 아버지(파리 대학 법학부 교수)에 대한 불편한 연모의 정이 지드로 하여금 법에 대해서 깊은 관심을 가지게 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으리라는 가설도 가능하다.
누구나 입을 모아 『성경』의 구절(「마태복음」7:13-14)에서 뿌리를 구하는 이 작품의 제목은 어쩌면 법의 문을 상징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프란츠 카프카가 『소송』에서 “법학 입문서에 기록된 착각”이라면서 들려주는 법정의 우화와 지극히 유사한 발상이다. 평생을 법정 앞에 서서 문이 열리기를 기다린 시솔 농부는 끝내 법정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 채 죽는다. 문지기는 비록 자신이 지키는 문을 통과해서 첩첩이 문이라면서 순진한 농부를 계속적으로 위협한다. 임종의 순간에도 농부는 한 가지 의문을 버릴 수가 없다. 왜 자신 말고는 아무도 문 앞에 얼씬대지 않았는지. 차가운 철문을 닫으면서 문지기가 건네준 대답은 “이 문은 당신만을 위한 것이었소”
지드의 일생은 결코 기존의 법제도에 순응하는 안이한 삶이 아니라 자신만을 위해서 스스로 만든 좁은 문을 부지런히 드나든 바쁘고도 어지러운 생애였다. 그는 법이 공식적인 제도로 인정하지 않았던 결혼생활과 성적 편력으로 일관했다. 이러한 비제도적인 생활로 인해서 지드는 학술원 회원의 자격가지 박탈당했고 죽어서도 교향의 작은 교회묘지 한 귀퉁이에 버림받다시피 궁색한 명부(冥府)의 자리를 할애받았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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