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방각본 살인 사건

소개글

방각본 살인 사건
백탑파 그 첫 번째 이야기
김탁환. 황금가지. 2003.07.15
서평입니다.

목차

1. 스토리 텔링
2. 북학파와 개혁
3. 매문 (賣文)

본문내용

일단 소설은 능지처참하고 시작한다. 영화에서 보이는 강한 임팩트 있는 서두다. 이건 잘못된 사법살인이라는 방증을 보이고 문제의 본류인 남녀를 등장시킨다. 김진은 셜록 홈즈가 되고 이명방은 왓슨씨가 된다. 이명방이 물어보고 김진이 답하는 방식이다. 그래서 이명방이라는 화자와 김진이라는 불세출의 천재(문무겸장)를 등장시킨다. 추리소설에서 이 같은 천재의 역할은 중요하다. 사건의 흐름을 쉽게 이해 시켜줄 수 있기 때문이다.
추리소설은 주로 폭력과 섹스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끌어간다. 이는 에로스와 타나토스라는 인간본능에 근거한다. 그러나 이 책은 섹스에 있어서는 매끈하다. 섹스 없이도 흡입력을 발휘한다. 백탑파라는 역사적 결사를 논해야 한다. 그들이 역사의 지평에서 꽤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을 무시할 수 없다. 그런 것들이 섹스를 들고 오기 힘들게 한다. 그래서 정통 탐정소설이라는 수식을 붙일 수 있겠다.
초고와 방각 본이 다르다는 테마로 추리소설을 끌어간다. 이는 방각본을 이슈화시키기 위한 저자의 장치다. 이를 이용해 다음 번 예고살인을 한다. 자신의 천재성을 알리려는 살인자의 의욕 덕분이다. 친절한 살인자의 의욕이 없으면 실마리는 없다. 김진이 살인자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구도는 추리 소설이라가 보다 스릴러로 기능하게 한다.


도대체 청운병은 왜 연쇄살인을 하는가. 왜 그는 조정대신의 모함의 도구가 되었는가. 왜형의 책을 펼쳐 두어 용의선상에 올리는가. 아우가 형을 죽이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자신이 소설로서 이름을 얻으면 독립하면 될 일이고 형과 공동저작을 주장하여도 될 일이다. 또한 소설의 유통경로를 빤히 알고 있는 처지에서 뭔가 노하우를 훔칠 일도 없다. 모짜르트를 시기한 샬리에르인 것 같지도 않다. 청운병은 자신의 소설을 쓰지 않고 또한 쓴다고 해도 어떤 문학적 야심이 보이지 않는다. 이 질문에 대한 명확하지 않은 답 (1) 시기 (2) 돈 욕심 (3) 보수파의 부추김. 이 정도를 제시할 수 있다. 저자는 (3)을 가장 강력한 이유로 몰고 있지만 청운병은 끝까지 조정대신을 이해하지 못한다. 작가는 방각이라는 걸 말하고 싶고 소설가의 사회적 지위에 대한 고민을 말하고 싶다. 아쉽지만 이런 것 덕분에 스토리 텔링에 무리가 생겼다. 청운몽은 청운병을 감싸 안았고 청운병은 그런 청운몽을 어떠한 고민도 없이 제거해 버렸다. 문체반정에 대한 적극적 찬동으로 그런 흐린 글을 쓰는 세력의 제거를 위하여 살해한다는 것은 청운병 자신의 존재의미를 부정하는 것이다

참고 자료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