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음예공간예찬
- 최초 등록일
- 2006.04.20
- 최종 저작일
- 20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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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음예는 생소한 단어다. 국어사전은 `하늘에 그늘이 끼어 어두움`이라고 설명하지만 이 책은 `그늘도 그림자도 아닌 거무스름한 모습`이라고 규정한다. 일본의 대표적 작가인 저자는 밝음과 어둠의 중간, 중성적인 빛이자 그 빛의 공간인 음예를 일본의 전통 건축과 칠기, 일본 된장국, 노와 가부키, 일본인의 피부 등에서 발견한다
목차
■ 책소개
■ 작가 소개
■ 내용
본문내용
건축에 있어서도 서양의 사원인 고딕 건축은 지붕이 높고 뾰족하고 그 끝이 하늘을 찌르고 있는 점에 아름다운 경치가 존재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것에 비하면 우리의 건축물은 큰 기와집을 덮고 차양을 만들어 내어 음예 속에 전체 구조를 넣어 버린다. 우리도 일본의 건축물과 완전히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같은 동양의 건축문화로써 일맥상통하는 데가 많다. 옛 한옥을 보면 웅장하고 위엄있는 큰 기와가 집 전체를 덮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작가가 비유한 ‘일본의 지붕은 우산이라고 하면 서양의 지붕은 모자에 지나지 않는다’ 라는 것이 적절하게 맞는 말인 것 같다. 이렇게 지붕의 구조가 형성된 데에는 기후풍토나 건축재료 등 여러 가지와 관계가 있겠지만, 우리의 선조는 어느덧 그늘 속에서 미를 발견하고 마침내는 그것을 이용하기에 이르렀다. 이처럼 우리는 ‘음예’라는 공간을 인위적으로 만든 것이 아니라 우리 생활의 일부분이 되어 자연스럽게 접해 온 공간인 것이다.
음예공간에서 그것을 풍미하며 즐겨 오던 것은 점점 사라지고, 지금은 약간의 음예라도 있으면 제거하려고 고심한다. 우리는 전등이 마비되고 조명의 과잉에서 발생하는 불편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무감각해진 것 같다. 여름은 어느 정도 어둡게 해야 냉량한 기운을 느끼게 되고, 무엇보다도 벌레가 날아오지 않는다. 하지만, 밝은 여름에도 전등을 마구 켜 놓아서 더욱 방안을 덥게 만든다고 지은이는 꾸짖는다. 우리나라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마찬가지이다. 밤에 현란하게 켜진 네온등을 볼 때면, 이곳이 지금 밤이 아니고 낮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화려한 네온등은 도시를 밝게 비추기보다는 도시의 공해가 아닐런지 의심스럽기까지 하다. 도시의 공해를 가져다 주고 지나친 전력 낭비를 가져다 주는 쓸데없는 것들을 이제는 버려야 할 때가 오지 않았나 스스로 생각을 해 본다.
일본의 작가 ‘타니자끼 준이찌로’는 이 책을 통해 고유한 일본의 풍토와 문화를 외면한 채 물밀 듯이 들어오는 서구의 외래 문화와 문명을 받아들이는 과정과 결과를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문명은 그것을 이루고 자연스럽게 느끼고, 사용한 사람만이 잘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다. 같은 동양이라도 한국, 중국, 일본의 문화에 각기 차이가 나는데, 더욱이 동양의 문명과 서양의 문명에는 엄연한 차이가 있기 마련이다. 근본적으로 같은 인간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그들의 기질과 동양인의 기질이 다르기 때문에 지금까지 다른 문명을 형성해 온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근대화에 들어서면서 지금까지 우리가 형성해 온 문화를 무참하게 덮어 버리고 외면해 버렸다. 우리는 더 늦기 전에 우리 고유의 아름다운 문명을 되찾아야 하고, 이것을 보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고 서양의 것을 무조건 배척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서양의 합리성과 실용성을 존중하며 우리 것의 기반 위에 그것을 적용하여 천천히 수용하자는 것이다. 옛말에 ‘온고지신(溫故知新)’이라는 한자 성어가 있다. 옛 것의 바탕 위에 새로운 것을 안다는 의미이다. 지금 우리가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의미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참고 자료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