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만세전에 나타난 현실 인식과 근대성의 획득
- 최초 등록일
- 2005.11.03
- 최종 저작일
- 20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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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식민지 조국에서 지식인들의 당면했을 이중 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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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작품 속의 `나`인 이인화는 일본에서 유학 중으로, 아내가 위독하다는 전보를 받고 귀국길에 오른다. 그는 돌아가는 길에 우리나라의 식민지 현실을 새삼 실감한다. 작가는 그의 귀국 여로를 담담하게 서술하고 있으며 작중 화자는 겉으로는 중립적인 방관자의 모습이나 자신이 목격하는 조국의 현실 앞에서 혼란스러워하고 분개하기도 하는 등 현실 속에 깊이 개입되어 있다. 화자인 나가 보고 겪는 모든 일들은 나와 결속되어 팽팽한 긴장 관계를 형성한다.
작중 화자인 나는 아내가 위독하다는 전보를 받고도 별 감정이 없다. 죽어가고 있을 아내를 걱정하기보다는 전보 안에 동봉된 돈 백원을 반가워할 정도이다. 그의 유일한 반응은
아직 죽지는 않은 게로군!
죽었으면 나 안 가기로 장사지낼 사람이 없어서 시험 보는 사람더러 나오라는 것인가? 하고, 공연히 불뚝하는 심사가 일어나는 정도이다.
하는 정도이다. 나는 아내를 사랑하지도 미워하지도 않는다. 이렇듯 모호한 나의 감정은 정자나 을라를 대할 때도 그저 막연할 뿐이다. 그가 지속해 오던 이러한 방관자적, 중립적인 사고방식은 그의 여행의 과정 안에서 갈등과 긴장을 일으킨다. 이 긴장은 하관에서 배를 탄 후 목욕탕에서 세 일본인 욕객들의 대화를 엿듣게 되는 데서 고조된다. 그것은 조선 노동자들을 농촌에서 빼내어 일본의 광산과 공장으로 싸구려에 팔아 넘기는 이야기였다.
사실 말이지, 나는 그 소위 우국지사()는 아니나 자기가 망국() 백성이라는 것은 어느 때나 잊지 않고 있기는 하다. 학교나 하수에서 지내는 데는 일본 사람과 오히려 서로 통사정을 하느니만치 좀 낫다. 그러나 그 외의 경우의 고통은 참을 수 없는 때가 많다.
스물두셋쯤 된 책상도련님인 나로서는 이러한 이야기를 듣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인생이 어떠하니, 인간성이 어떠하니, 사회가 어떠하니 하여야 다만 심심파적으로 하는 탁상의 공론에 불과한 것은 물론이다. 아버지나 조상의 덕택으로 글자나 얻어 배웠거나 소설권이나 들춰 보았다고, 인생이니 자연이니 시니 소설이니 한 대야 결국은 배가 불러서 투정질하는 수작이요, 실인생, 실사회의 이면의 이면, 진상의 진상과는 얼마만한 관련이 있다는 것인가? 하고 보면 내가 지금 하는 것, 이로부터 하려는 일이 결국 무엇인가 하는 의문과 불안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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