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문학] 카프카 법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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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앞에서> 이야기는 전체 <심판>의 축약본이라고도 이야기될 만큼 같은 주제의식을 형상화하고 있다.

누군가가 요제프 K를 중상한 것이 분명했다. 왜냐하면 그는 아무런 나쁜 짓도 하지 않았는데, 어느 날 아침 체포되었으니까 말이다. Jemand mußte Josef K. verleumdet haben, denn ohne daß er etwas Böses getan hätte, wurde er eines Morgens verhaftet.

위 문장으로 소설 <심판>은 시작된다.
. 전체 10장으로 이루어진 300페이지 가량의 이 소설은 요제프 K가 서른 살이 되는 생일날 아침 체포되어, 서른한 살이 되는 생일 전날 밤 검은 복장을 한 두 명의 신사에 의해 채석장에 끌려가 ‘개 같은’ 죽음을 당하기까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누구에 의해서, 어떠한 명목으로 소송을 당하였는지 알지도 못한 채, K는 법정에 가서 무죄를 주장하고 변호사를 선임하기도 하며 도움을 얻기 위해 화가를 찾아가기도 하는 등의 노력을 하지만 재판소의 실체를 알지 못하고 죽음을 맞이한다. 카프카는 K가 어떠한 원인으로 인하여 체포가 되었는지 그리지 않는다. 과거 시점으로 돌아가 K의 과거 행적을 이야기하고 있지도 않다. 무죄를 주장하고 있는 K 또한 ‘누가’ ‘어째서?’ ‘무엇을 중상했는가?’ 하는 방향으로 사건을 풀어나가는 것이 아니라, 오직 이 재판의 ‘사실성’ 및 ‘전모’를 부각시키는 방향으로만 전개시킨다. 그렇다면 ‘체포’의 성질은 어떠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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