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상] 홍상수 영화에 비친 욕망과 서사
- 최초 등록일
- 2004.10.14
- 최종 저작일
- 20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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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홍상수 감독의 영화 4편 <돼지가 우물에 빠진날>, <강원도의 힘>, <생활의 발견>, <오 수정>을 통해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분석하였습니다.
목차
1. 한국영화의 부흥과 홍상수 감독
2. 욕망-시선과 응시의 분열
3. 서사-차이와 흔적의 추적
4.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본문내용
지루함과 함께 관객들이 홍상수의 영화를 보고 느끼는 또 다른 정서는 곤혹스러움인데, 그것은 아주 짧은 순간 비춰지는 ‘돼지의 허우적거림’을 목도한 순간에 발생한다. 아니 그보다 더 정확하게 지적하자면, 돼지가 가라앉고 난 뒤 수면 위에 비춰진 구경꾼들의 모습처럼, 관객들 스스로가 그와 같이 욕망하는 인간이었음을 깨닫는 순간에 발생한다.
홍상수 감독의 최종적인 구조 의지가 바로 그 관객들의 자각에 있기에, 영화의 정점이 될 수 있는 ‘우물에 빠진 돼지가 죽지 않으려고 격렬하게 발버둥치는’ 순간은 오히려 주변으로 밀려나고 만다.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에서 언뜻 보이는 민수에 의해 살해된 효섭과 민재의 샷(shot)은 그 대표적인 예이다. <강원도의 힘>에서는 설악산에서 애인을 추락사시킨 어떤 커플에 대한 보고가 그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는데, 그 충격적인 사건은 아예 내러티브의 사각지대로 유리되어 있다. 그밖에도 <오! 수정>에서 수정과 오빠의 근친애 샷 및 수정과 영수의 불륜 샷이나, <생활의 발견>에서 불륜 행각 중인 선영의 남편 샷 등도 영화를 이해시키는 주요한 모티브임에 틀림없으나, 그 샷들은 그저 평범한 일상처럼 가볍게 스치고 지나갈 뿐이다.
그리하여 관객들은 이 지루하고도 잔혹한 욕망의 그물을 지켜본 끝에, 문득 자신도 그 그물코에 얽힌 하나의 씨줄과 날줄이라는 사실을 자각하거나, 또는 그것을 무신경하게 엮어내는 감독의 시선과 마주칠 때, 비로소 자신의 삶의 자리를 되돌아보게 되는 것이다. 홍상수의 영화들은 이렇게 삶을 성찰하고, 또 성찰하게 만든다.
참고 자료
본문에서 16개의 각주를 통해 참고문헌을 밝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