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행문] 문화답사 기행문 (선림원터, 진전사터, 낙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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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돌아오는 길은 힘이 든다. 그래서 곧장 망설이지 않고 한달음에 달려오곤 하는데 이번에는 그러질 못했다. 달때문이었다. 괴괴한 어둠 속을 한 줄기 빛자락에만 의지해서 구룡령을 넘는 길은 음산하기까지 한데 홀연 왼편 능선 위로 달이 훌쩍 솟아오른 것이다.그렇다고 내가 벰파이어의 충동으로 '뒤로 돌아!'를 한 것은 아니다. 나도 골짜기를 타오르는 살시린 바람을 온몸으로 받으며 갈등을 적지 않게 했다. 그리고 결국 '달밤의 폐사지'라는 유혹에 넘어간 것이다.그렇게 하고서 선림원터엘 갔는데 여기는 미천골 안에 자리잡고 있어서인지 달빛은 한 줄기도 들어오지 않았다. 그래도 온 체면치레를 하느라 겨우 암순응을 시켜 더듬거리며 금당 주춧돌에 앉아 달떠오기를 기다려볼 요량이었는데 어디선가 나타난 '개의 새끼'가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 식으로 짖어대는 바람에 분위기도 깨지고 '저 강아지가 혹시 늑대변종은 아닐까'하는 생각에 무섭기도 하여 슬금슬금 자리를 털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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