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김영하 <여행의 이유> 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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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브리가다.
태어나 처음으로 포르투갈을 향했을 때 가장 먼저 배우고 가장 많이 뱉어낸 단어이다. 스무 살이 되었을 때 자퇴를 하고 일주일 내내 식당에서 음식을 날랐다. 온 몸에 음식 냄새가 배고 땀이 흘러도 몇 달 후면 이 곳을 벗어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버텼다. 손님이 식당 문을 열 때마다 웃음을 흘리고 감사하다는 말을 반복하던 6개월. 그 시간이 쌓여 비로소 타지에서 오브리가다를 외칠 수 있는 날이 올 수 있었던 것이다.
김영하의 산문은 그렇게 시간과 시간을 모아 여행이라고 부른다. 그가 여행을 위해 돈을 벌던 시간, 자신의 커리어를 쌓던 시간, 여행을 위해 또는 저도 모르게 여행이 되는 시간까지. 나는 잘 모르겠다. 어떤 것을 여행이라고 불러야 할지. 내 인생이 감히 하나의 여행이라 불릴 수 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 단어가 아니라면, 내가 처음 타국의 땅을 밟고 코를 들이밀어 숨을 쉬던 그 순간을 부를 말이 따로 없지 않을까. 그렇게 나의 여행은 시작되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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