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욱 <절반이상의 하루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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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반이상의 하루오」는 전체적으로 차분한 분위기의 작품이었다. 여행기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한다는 점에서 이전에 읽어보았던 김성중 작가의「국경시장」이 떠오르기도 했지만, 그 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와 주제를 가지고 있는 작품이었다. 이 작품은「국경시장」만큼 강렬하거나 눈에 띄는 사건이랄 것은 없지만 작품 자체가 가진 분위기와 문체들이 있어 좋았던 것 같다. 특히 읽다보면 시적이라고 생각되는 문장들을 자주 불 수 있는데 그러한 문장들이 작품 전체의 분위기를 형성해주었다.
아름다운 건, 하루오를 제외한 모든 것이다. (146쪽) 이것은 밤과, 어둠과, 희미하고 연약하게 심장이 뛰는 물속의 풍경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135쪽)
위의 두 문장은 작품을 읽으며 인상 깊었던 대목들 중 하나이다. 한 번에 와 닿아 이해되지는 않지만 그 풍경과 모습을 가만히 상상하다보면 시적으로 다가온다는 생각이 들었다. 멀리서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는 소리가 아득하게 들린다는 사실을 ‘물속에 있는 것 같다’라고 표현한 것은 어쩌면 뻔하다고 할 수 있지만 그 분위기를 너무도 잘 표현해 주는 문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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