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슈아오펜하이머 <액트오브킬링>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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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다 보고 난 뒤, 기억에 남는 것은 인도네시아 학살 가해자들의 잔인한 재연 장면이나 아직까지도 자신들의 권력을 남용하고 있는 현실이 아니었다. 엔딩크레딧이 올라갈 때 무수히 등장하는 Anonymous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최인훈의 소설 <광장>을 보면 광장과 밀실의 비유가 등장한다. 개인이 허락되지 않는 광장과 개인만이 남은 밀실 사이에서 그 무엇도 선택하지 못하는 인물이 등장한다. 광장과 밀실은 서로 다른 이념을 대표하지만, 사실상 냉전 이후로 이념은 사라졌으며 이념 간의 갈등은 이해와 권력의 다툼에 불과하다. <광장>에서 밀실은 개인만이 존재하는 공간이다. 그 속에 타인과의 관계는 없다. 공산주의자를 학살한 프리만-Free Man-은 자신의 실존에 의해서만 행동한다. 광장에 놓인 공산주의자들은 숨을 곳이 없어 속절없이 당할 수 밖에 없다. 가해자들이 영웅으로 추앙되고, 피해자들은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숨어 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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