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반이 되고 싶었던 천민 춘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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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은 즉 기생의 딸이라니 급히 가 불러오라.” “물건에는 각기 그 주인이 있다.”
발화자의 대상에 대한 인식을 엿볼 수 있는 이 말은 몽룡이 춘향을 처음 보고 한 말이다. 몽룡이 자신을 불러오라고 했다는 방자의 말에 춘향은 자신은 기생이 아니라며 몽룡에게 가기를 거부한다. 그러자 몽룡은 내가 너를 기생으로 안 것이 아니라며 급히 말을 바꾼다. 이것은 몽룡의 진심이었을까? 아니면 단순히 춘향을 꼬시기 위한 말이었을까? 첫날 밤에 정사를 치른 것(양반 여성은 혼전에 정사를 치르지 않음), 이별을 할 때 부모님을 설득하려 노력하기보다는 기약 없는 약속만을 남긴 채 떠난 것 등을 볼 때, 우리는 그것이 후자임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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