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애 <소금>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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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참 질기다고 생각했다. 혈혈단신으로 홀로 살아남은 봉염 어머니의 모습에선 생명의 강인함이 느껴지기보다는 사무치는 외로움과 비참함이 느껴진다. 작품에서는 봉염 어머니의 모성애가 전면에 부각된다. 남편이 죽고 아들의 소식이 끊긴 상황에서 그녀는 딸과 함께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잘 곳도 없는 어려운 상황에서 팡둥에게 강간당해 밴 아이인 봉희가 나왔을 때, 차마 죽이지 못한 것도 그 때문이다. 두 딸이 죽고 깊은 허망함을 느낀 것도, 그 상황에서조차 유모로 있던 집의 명수가 그리운 생각이 드는 것도 그녀의 강한 모성애 때문이다. 봉염 어머니는 그것을 ‘정’으로 표현한다. 정이란 치사한 것이다. 이전에 가족이 있었을 때에는 소금의 역할이 맛있는 장을 담궈 하루 종일 일하고 온 남편의 상을 차려주기 위함이었다면 현재는 나 한 몸 건사하기 위해 위험천만한 밀수를 시도하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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