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리포트]김혜순 - ‘숟가락’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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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읽으면서 내 마음속으로 가장 깊게 들어왔던 것은 ‘나에게 당신은 그 숟가락’이라는 부분이었다.
화자는 단감을 반으로 자르고 그 속의 씨앗을 또 반으로 자른다. ‘하얗고 얇은 숟가락 하나’를 보기 위함이었다. 그 숟가락은 곧 부러질 것처럼 위태위태하고 연약하게 그려지고 있지만 감의 살을 다 파먹고 감나무 한 그루마저 다 퍼먹는다.
씨앗은 생명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그것이 품고 있는 세계란 무궁 무진 할 것이다. 그리고 그 안의 숟가락은 ‘천만 개의 해’를 뜨고 지게 하는 원동력으로 보인다. 그 세계를 휘젓는 것이다. 마치 뜨거운 물이 담긴 컵에 커피믹스를 붓고 수저로 휘젓듯이 말이다. 그 씨앗의 세계에는 숟가락이 미처 다 파먹지 못한 감나무의 뿌리가 남아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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