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소설 - 엄마
- 최초 등록일
- 2018.02.04
- 최종 저작일
- 20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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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엄마는 내 친구였다. 언제나 나와 함께하던 내 친한 친구였다. 나이는 그리 신경이 쓰이지 않았다. 엄마와는 항상 대화가 많았고 친구를 만나는 듯 편하고 즐거웠다. 옷도 내 나이 또래의 친구들이 입고 다닐 만한 디자인을 선호했기에 쇼핑을 가면 내 마음에 드는 예쁜 옷을 살 수 있었다. 함께 목욕탕을 가면 빨리 때 밀기 시합을 하며 시간가는 줄도 몰랐다. 손을 잡고 여행을 가서 예쁜 것을 보면 이리저리 몸에 갖다대보다가 가격표를 보는 순간 우리는 나란히 어깨동무를 하고 유유히 그곳을 걸어 나오기도 했다. 엄마와 함께하는 시간은 항상 친구와 있는 기분이었다.
엄마는 밤에 잠이 없으셨다. 내가 야자를 마치고 학원을 갔다 늦게 돌아올 때도 늘 깨어계셨다. 언제나 밝은 목소리로, “예주야, 왔니? 오늘도 고생했어.”하며 간식을 챙겨 주시는 엄마에게 난 한없이 힘든 표정으로 투정을 부렸다.
“몰라.. 공부 너무 힘들어..”
엄마는 그 말에 나를 붙잡고 1시간 이상 상담을 해 주셨다. 엄마와의 대화라면 뭐든 좋아했기에 나는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말을 늘어놓았다. 말을 늘어놓다보면 어느새 걱정거리들이 하나 둘 사라지고 용기가 생겼다. 어떤 일을 하든지 열정을 가지고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새벽 3시가 가까워오자 엄마의 얼굴에는 피곤한 빛이 역력했다. 하지만 팔베개를 하고 누워 주저리주저리 말을 늘어놓는 나를 지그시 응시해 주는 엄마의 눈빛이 좋았다. 나는 계속 종알거렸다. 그 눈빛은 정말 좋았다.
하지만 가끔, 아주 가끔 피곤함을 견디지 못하고 눈을 붙이고 계실 때가 있었다. 거실 불을 환히 켜고 휴대폰을 손에 든 채 잠을 청하고 계신 엄마를 보면 내가 언제 오나.. 하며 기다리시던 몇 분 전 그때의 모습이 떠올랐다. 속에서부터 눈물이 북받쳐 올랐다. 엄마가 이렇게 누워 눈을 감고 계시면 세월이 가며 생긴 엄마의 주름이 보였고 고된 삶의 흔적이 보였다. 이런 모습을 보고 있으면 어쩐지 엄마와의 거리감이 느껴졌다. 그래서 나는 늘 엄마가 깨어있기를 바랐다. 이기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나는 그저 엄마의 생기 가득한 모습만 보고 싶었을 뿐이었다. 그렇게 엄마가 주무시는 날이면 쓸쓸하고 허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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