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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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홍상수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극 영화와 다큐멘터리 사이에 있는 인물들을 보기가 항상 꺼려진다. 홍상수 영화 속 인물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꼭 발가벗고 있는 것 같다. 수치심과 자기혐오가 든다. 그 인물들의 어딘가가 나를 닮았다 생각하기 때문이다. 대부분 그의 영화에 나오는 인물들은 교수 혹은 영화감독 아니면 그 주변인들이다. 홍상수는 자신의 영화를 통해 그들을 꾸밈없이 보여준다. ‘꾸밈없이’ 본 그들은 비열하고 졸렬하다. 그는 동족혐오 내지 자기비하를 근원삼아 영화를 만드는 것 같다.

이번에 본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도 비슷했다. 지금까지 본 그의 영화 (그래봤자 두편이지만) 중에서 가장 수위가 높았다. 그러나 야하다기 보단 역시나 불쾌감이 들었다. 성행위장면에서 두 인물, 헌준(김태우), 문호(유지태)의 졸렬함이 더 두드러져 보였다. 미국으로 도피행 유학을 떠난 현준은 오래만에 절친한 동생 문호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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