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려라 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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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지 않은 소설 속에서 생각해 볼 거리가 많았다. 일단 제목 자체에 대해 생각해보자. 나는 책의 표지에 그려져 있는 그림이 ‘달려라, 아비’의 아버지라고 생각했는데 왜 하필 ‘아버지’가 ‘달려야’ 했을까? 주인공에게 아버지는 내 곁에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다. 그런데 그런 아버지는 왜 나의 상상 속에서 계속 달렸을까? 소설의 말미에서 주인공은 아버지가 달리지 않으면 내가 아버지를 죽였을 것이라고 말하는 부분이 있다. 주인공과 엄마는 소설 전체에 걸쳐 아버지의 부재에 대해 좌절하고 슬퍼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지만 그 내면에 아버지의 부재에 대한 일종의 ‘원망’이 자리 잡고 있었던 것이다. 주인공은 세상에서 가장 나쁜 사람은 나쁘면서 불쌍하기까지 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아버지의 아들이라는 사람이 보낸 편지 속의 아버지의 모습은 주인공이 가장 나쁘다고 생각한 그 모습 그대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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