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디푸스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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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 에는 다양한 인물이 존재하는데, 그 중 나의 관심을 가장 끌었던 인물은 오이디푸스의 어머니이자 아내인 이오카스테이다. 극 초반의 그녀는 예언이나 운명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치부하여 무시하고 은폐하고자 했고, 그 운명에 대해 오이디푸스와 대화하는 장면에서는 아무것도 몰랐다는 듯이, 그러나 그 운명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오이디푸스에게 주지시키려 노력하며, 극의 후반부에서는 운명에 대한 진심을 드러내는 동시에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는 이오카스테가 운명을 이용하는 쪽인지, 아니면 무기력하게 순응하고 마는 쪽인지 판단하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다시 한 번 이오카스테에 집중해 읽었을 때, 이 인물은 끝까지 운명을 이용하고자 했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운명을 통해 2대에 걸쳐 왕비 자리를 유지하고 권세를 누렸으며, 오이디푸스처럼 모르고 행한 것이 아닌, 진실을 알면서도 엄청난 잘못을 저질렀지만 그 죗값을 치루지 않은 채 마치 운명의 희생양이라도 된 것 마냥 자살을 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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