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기행문
- 최초 등록일
- 2016.04.01
- 최종 저작일
- 20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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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11월 초 우리 경신여자고등학교가 드디어 수학 여행길에 올랐다. 주변학교들의 이른 수학여행에 부러움이 묻어나는 인사를 보내던 내가 한꺼번에 많은 다른 학교 친구들의 부러움을 받게 된 것이다. 수학 여행지를 고르는 것에서 부터 얼마나 즐거웠던지 마치 이미 여행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는지도 모르겠다. 이미 정해져 있던 여행지였지만 고등학생이기 때문에 집과 학교 학교와 집을 반복하는 삶 속에서 3박4일의 휴가를 얻은 그 기분은 어느 나라를 가든 작은 리엑션은 보일 수 없었을 것이다. 그만큼 수학여행에 대한 나의 기대와 계획은 크고 구체적이었다. 수학여행을 가기 10일 전부터 우리 반은 칠판에 남은 날짜를 세어가며 하루하루를 기다렸고, 수업을 하러 들어오시는 선생님들은 함께 들뜨신 건지, 아니면 집중하지 못하는 우리 반에 동요되신 건지 여행지에 대한 이야기 하나하나를 흘리고 가셨고, 우리 반은 놓칠세라 귀담아들었다. 수학여행을 하루 남긴 저녁 나는 일찌감치 싸놓은 가방을 다시 한 번 풀어 이것저것 꼼꼼히 체크했다. 물론 모든 것이 담겨있었지만 자꾸 풀어보고 싶은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닫혀있는 캐리어 비밀 번호를 자꾸만 돌려보던 그날 저녁이었다. 그렇게 당일이 되었고, 이른 아침부터 점심이라며 김밥과 음료수 과일 하나하나를 깎아 내 가방 속에 챙겨주던 엄마와 할머니, 아직 자고 있던 오빠와 작별인사를 하고, 기다리고 있을 버스에 오르기 위해 집을 나섰다. 새벽 공기는 이른 아침에 학교를 다님에도 불구하고 그날따라 왜 그렇게도 상쾌하고 아름답게 느껴졌는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자르르르 굴러 내려오는 캐리어 소리가 깜깜한 어둠에 무서울 만도 한데 무서움을 잊게 하는데 기대감이 한 몫 했던 것 같다. 이른 아침에 일어나서 베스트 드라이버가 되어 주신 친구 아버지께 감사 인사를 드리고 그렇게 6시 30분에 맞추어 학교에 도착한 나는 편의점에서 김밥을 사는 아이, 언덕 밑에서 자동차 문을 닫고 가방을 끌어 내리는 아이, 이곳저곳에서 튀어 나오는 차를 정리해 주시는 분을 구경하며 친구들을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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