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상문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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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듯이 인간의 삶도 탄생과 죽음으로 시작과 끝을 맺는다. 자연의 자연스러운 법칙이자 거스를 수 없는 운명과도 같은 이 두가지의 일들에서 우리들은 특정한 행위를 하기 시작했다. 영화 축제는 주인공 준섭의 노모가 5년 넘게 노망을 부리다 87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한 어머니의 삼일장 이야기이다. 감독은 죽음의 엄숙함을 여든일곱이라는 나이의 자연스러움으로 흐트러뜨린다. 따라서 장례는 죽은자의 삶이 엮어놓은 날줄과 씨줄에 메달린 산자들의 한풀이 난장과 대동의 마당이 된다. 노모의 죽음은 그녀와 관련된 사람들의 일상의 긴장을 끊어준다. 가족간에는 그동안 억눌렸던 설움과 원망의 고삐가 풀어지고 가문에서는 젊은것들에 밀려났던 인륜 과 법도가 목소리를 높이며 문상객들은 질펀한 축제를 즐긴다. 그러나 영화가 마냥 흐트러지지 않는 것은 중간중간 삽입된 차분한 동화 장면이 튼튼한 줄기 노릇을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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