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독에서 묵독으로-근대독자의 성립, 평석
- 최초 등록일
- 2015.05.25
- 최종 저작일
- 20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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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예술적인 아름다움이나 감동 따위를 음미하고 즐긴다는 뜻의 향수(享受)에 익숙치 않은 사람이라면 구두점만큼이나 많이 등장하는 향수의 폭포 속에 헤매게 될지도 모르겠다. 음독에서 묵독으로 향수하는 방식의 변화를 통해 근대 독자의 성립과정을 보여준다. 본 논문내용을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음독으로 향수하는 방식에 대한 메이지 시대들의 애착은 소설이라 하면 묵독하는 것에 익숙한 현대인들의 상상 이상이다. 이 당시 소설은 개인적으로 감상하기 위한 것이 아닌 가족공유의 교양의 양식이자 오락의 대상이었다. 읽는 이와 듣는 이로 이루어지는 공동의 독서방식은 일본의 '집'이라는 생활양식과도 무관하지 않다. 일본의 집은 프라이버시의 결여를 기조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주 최근까지도 소설 독서를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받아들이려 하는 가정이 적지 않다. 메이지 초기, 소설의 지위는 단지 '오락 수단'일 뿐이었다. 일례로 쿠사조시 같은 것은 일종의 실내놀이 형태로 읽혔다. 이러한 음독 습관은 당시 읽고 쓰는 수준이 낮았다는 점과도 관련을 갖는다. 독서능력 부족으로 인해 타인이 읽어주고 아무 노력 없이 듣기만 함으로써 간접적인 향수 방식에 길들어진 것이다. 음독이라는 독특하고 동시에 함축성을 풍부한 표현으로 향수하는 방식은 구승문예의 전통을 이어받은 것이다. 여기서 잠재적 독자라는 개념이 도출되는데, 잠재적 독자란 읽은 것에 대한 욕망과 관심을 갖고 있으나 스스로 독서하는 의욕과 능력은 부족한 독자이다. 이러한 잠재적 독자는 구승문예를 통해 문학에 대한 관심을 키워온 민중 속으로 기록문예가 침투해가는 과정에 나타난 것이다. 그런데 활판 인쇄술 도입으로 염가의 출판물이 목판인새 시대와는 견줄 수 없을 정도로 공급되기 시작한 메이지 초기는 식자층과 이를 웃도는 잠재적 독자층이라는 불균형이 확대 재생산 된 시기에 해당한다. 또한 문명개화의 어지러운 세태는 민중에게 대량의 정보 소화를 요구하기도 했다.
참고 자료
【원주】D,Riesman, The Oral Tradition, Written word and the Screen Image, 1955
모리 오가이, 「언문론」(言文論), 메이지 23년(1890) 4월
【원주】사카쿠라 마츠요시「"말하는 대로 쓴다"는 것」『국어국문』, 쇼와 32년 (1957) 6월 참조
후쿠다 츠네아리 , 「비평가의 수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