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영 인간에 대한 예의 서평 만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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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투쟁’이란 단어들을 들었을 때 마음이 편한 사람은 몇이나 될까 조심스럽게 생각을 해본다. 이어서, 그렇다면 ‘나’는 왜 그 단어를 접하면 마음이 무거워지는 것인지 물어보게 되었고, 그 답은 ‘그 안’에 있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답할 수 있을 것이다. 아주 어렸을 적에 여학생과 미군 관련 재판에 대하여 분노하여 무작정 길거리 촛불 시위에 참여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그것이 마지막 기억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옳다고 생각하는 곳’에 있으려 하지 않고 빠져 나오기 위해 자기합리화를 하는 스스로의 모습을 발견할 때마다 씁쓸한 미소가 입가에 퍼지지만, 그것도 거기서 그치고 만다.
<인간에 대한 예의>는 화자가 드라마와 같은 삶을 살아와 유명세를 타고 있는 이민자란 인물을 만나는 장면이 잔잔하게 서술되며 시작한다. 하지만 곧 작가의 마음 속에 있는 열무싹이 문득문득 고개를 디미는 것처럼 그 잔잔함은 서서히 무너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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