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숲을 읽고
- 최초 등록일
- 2013.11.24
- 최종 저작일
- 20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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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없음
본문내용
「…그러나 이제 그 풍경 속에 사람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아무도 없다. 그녀도 없고 나도 없다. 우리들은 도대체 어디로 사라져 버린 것일까. 어째서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그토록 소중해 보이던 그때의 그녀와 나, 그리고 나의 세계는 도대체 모두 어디로 가버린 것일까….」
인상 깊은 구절을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읽고 고개를 드니 시계는 자정을 훨씬 넘어서고 있었다. 익숙한 부분은 건성으로 읽었다 쳐도, 애틋한 이별이나 그 뒤의 행적을 기록한 부분에서는 눈을 떼지 못하다보니 불면만 가볍게 쫓아내려던 애초의 다짐은 아주 틀리고 만 것이다. 나는 가벼운 한숨을 내쉬면서 남은 부분을 덮어버렸다. ‘소설이기에 곧 픽션’임을 늘 염두에 두지만 이 책은 버릇처럼 또다시 나의 황량했던 대학에서의 지난 학기와, 하릴없는 지금 내 신분의 자각에서 오는 회한을 의식 밖으로 끄집어내고 있었다.
대학생들의 집단 시위와 항쟁의 시절에 한 순문학 소설이 그때껏 새 시대를 꿈꾸던 사람들의 원동력이었던 집단적 투쟁을 크게 낭패시킨 적이 있다. 후세에는 한결같이 감상적 추억이나 동경으로만 알려진 그 시대와 과감히 결별한 「노르웨이의 숲」이 바로 그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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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무라카미의 조선일보 인터뷰>, 《조선일보》, 2006년 7월 2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