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현 <낭만적 사랑과 사회> 에 나타난 여성의 정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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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현 소설 <낭만적 사랑과 사회>에 나타난 여성의 정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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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적 사랑과 사회의 주인공인 ‘유리’는 경제적, 사회적으로 평범한 집안의 딸이다. 좀 산다는 집들의 첫 지표가 되는 ‘반포’에 이사 오면서 뛸 듯이 기뻐하고, 노래 교실에 다니게 된 것을 생활의 여유라 생각하는 가정에 속한 여대생이다.
그러한 집안 분위기와 달리 유리 자체는 남자와 결혼에 대한 확고한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 유리의 목표는 경제적, 사회적으로 괜찮은 지위를 가지고 있는 남자를 만나 결혼을 꿈꾸고, 그 결혼으로 인한 신분상승을 꿈꾸는 신데렐라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다. 차가 없는 남자는 피곤해 하며, 맘에 들지 않는 남자를 몇 달 째 만나는 이유도 단순히 스포츠카 때문이다. 뉴비틀을 사줄 수 있는 정도의 재력을 가진 집안의 딸인 자신의 친구 혜미의 남자친구는 고시촌에 사는 공인회계사 자격시험을 준비하는 따분하고 지루할 뿐이다.

유리는 목표 달성의 한 가지 수단으로 잠자리 10계명을 가지고 있으며, 가치관 실현을 ‘순결’로 정하고 그 순결의 매개체를 ‘팬티’로 정하였다. 유리의 가치관을 채워줄 수 없는 남자와의 잠자리를 피하기 위한 최우의 보루로 고무줄이 헐렁하게 늘어나고 누렇게 물이 빠진 면 팬티를 세운다.
그에 반해 목표 달성의 가장 확고한 컨셉트는 ‘순결’이었다. 최대한 맑고 깨끗해 보이는 것. 이유는 물론 유리가 원하는 그 남자가 원한다고 확고하게 믿고 있어서 이다. 겉으로 드러나는 순결은 청순해 보이는 원피스와 말을 대신하는 미소로 보여주고 내적인, 성적인 순결은 신경 쓴 속옷, 네글리제, 엉덩이를 들지 않기 등 십계명에 포함 된 대부분의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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