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고를 통한 `유교민주주의`로의 발전가능성 고찰

소개글

한국에 만연한 `연고주의`를 학벌과 인맥에 의존한 폐단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사회적 네트워킹, 호혜성의 관점에서 한국만의 특수한 민주주의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관점을 담은 보고서입니다.

교수님께 칭찬받고, A+ 받은 보고서입니다.

목차

1. 연고주의
2. 한국의 사회자본, 연고
3. 유교민주주의

본문내용

당신은 현재 대학교 4학년, 취직을 앞둔 취직 준비생이다. 당신 역시 다른 뭇 대학생들처럼 유명 대기업 S회사에 취직하고 싶어 방금 그곳에 지원서를 내고 왔다. 그런데 주위를 둘러보니 당신과 ‘도토리 키재기’인 다른 만 명의 지원자가 그곳에 있는 것이 아닌가! ‘과연 붙을 수 있을까?’ 하는 조마조마한 마음이 있지만 자신정도의 실력이라면 꼭 붙을 것이라는 생각을 가져본다.

며칠 뒤, 100명의 합격자가 발표가 났고, 당신은 떨어졌다.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회사 근처를 방황하던 중 당신은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합격자 중 많은 사람들이 S회사 사장과 같은 집안사람이거나, 같은 학교를 나왔고, 혹은 같은 고향의 출신자라는 사실을 말이다. 이제 당신은 다음과 같은 교과서의 글귀를 머릿속에 떠올리며 한국 사회 내 연고주의의 폐단에 대해 분노하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전통적으로 마을 공동체와 친족 공동체의 테두리 안에서 사회적 삶을 영위해 왔다. 집단주의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집단의 논리가 단지 사적인 영역에서 끝나지 않고 공적인 영역에까지 확장된다는 점에 있다. 연장자 우선의 원칙, 효율보다는 연대감, 집단 책임 등을 강조하는 집단주의적 경향은 건전한 시민 공동체의 형성을 어렵게 한다. 특히 지연, 혈연, 학연을 중심으로 한 연고주의와 정실주의는 공공의 영역에서도 여러 가지 문제점을 유발한다. 전통사회에서 친족 공동체가 가지고 있던 인간적 정과 유대의 끈이 ‘내 식구 끌어주기’식의 선택과 배제의 논리로 변질된다면 열린 사회로의 발전은 요원한 일이 될 것이다.」

우리는 흔히 취직이나 승진 등에 있어 ‘연고주의’의 폐단을 지적하며 그러한 집단이기주의가 사회에 가져오는 해악에 대해 꼬집는다. 동시에 공정한 룰과 원칙에 따라 경쟁하는 서구의 개인주의와 자유주의를 찬양하며 한시바삐 우리나라 역시 그러한 공평한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런데 이번엔 한번 다음과 같은 상황을 가정해 보자.

이제 당신은 한국에서 가장 알아주는 1위 기업, S그룹의 사장이다. 기업의 발전을 위해 2006년 상반기 신입사원 100명을 뽑으려 하는데 눈앞에 지원서는 10000장이 놓여있다. 자, 당신은 이제 어떤 방법으로 다들 비슷비슷해 보이는 지원자 중 100명을 뽑겠는가? 공정한 룰에 따라 꼼꼼히 만장을 체크한 뒤 100명을 뽑겠는가? 아니면 자신이 경험적으로 실력이 있다고 인정된 같은 학교 출신의 후배, 아직까지 실직자인 사촌 동생, 어렸을 적부터 같은 곳에서 태어나 자란 20년 지기 친구의 아들, 지인(知人)을 통해 매우 능력 있다고 소개받은 유아무개 등을 우선하여 뽑겠는가?

이와 같은 상황에서 당신은 자신은 과거 자신과 함께 학교생활을 해왔던 학교 후배를 무시할 수 있겠는가? 실직자인 사촌동생을 뿌리칠 수 있겠는가? 20년 지기 친구의 청을 뿌리칠 수 있겠는가? 아는 사람의 소개를 모른 듯 무시할 수 있겠는가? 불신이 제도화된 사회? 혹시 서구라면 가능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사회에서 그것은 소리 높여 주장한다 하여 쉽게 실현될만한 소리로 보여지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한국 사회에서 ‘연고주의’는 급속한 근대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나타난 병폐일 따름이기 때문에 우리가 맹목적으로 예측한 대로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해결될 수 있는 것일까? 그렇다고 보기에는 이만불 소득시대를 달려가는 오늘날 우리사회는, 점점 더 분화된 사회로 변화돼 가면서 언제 어디서 도움 받을지 모르는 이러한 ‘연고 챙기기’가 더욱 심해지고만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런 의미에서 서구를 기준으로 둔 ‘맹목적 글로벌 스탠다드-자유민주주의/사회민주주의’를 거부하고 한국의 역사․문화적 배경을 토대로 ‘연고’의 맥락적 특수성을 통해 사회발전을 논의한 최근의 몇몇 이론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보여 진다.

참고 자료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