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분석] 조지훈 「승무」
- 최초 등록일
- 2002.10.11
- 최종 저작일
- 20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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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승무(僧舞), 조지훈, 그리고 나
*'얇은 사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파르라니 깎은 머리 薄紗 고깔에 감추오고
두 볼에 흐르는 빛이 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
*빈 臺에 黃燭불이 말 없이 녹는 밤에
오동잎 잎새마다 달이 지는데
*소매는 길어서 하늘은 넓고
돌아설 듯 날아가며 사뿐이 접어올린 외씨보선이여
*까만 눈동자 살포시 들어
먼 하늘 한개 별빛에 모도우고
*복사꽃 고운 뺨에 아롱질 듯 두방울이야
세사에 시달려도 煩惱는 별빛이라
*휘여져 감기우고 다시 접어 뻗는 손이
깊은 마음 속 거룩한 合掌인양 하고
*이밤사 귀또리도 지새우는 三更인데
얇은 紗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본문내용
'얇은 사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문학적 감수성이 둔한 나는 처음 이 시를 접했을 때, 낯선 첫 표현이 무슨 뜻인지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런데, 후에 '승무'를 자주 읽고 그 뜻을 새기다 보니, 보면 볼수록 묘한 매력이 느껴지는 것이 아닌가. 특히 '나빌레라' 라는 표현에서 독특한 이미지가 솟아나고 있었는데, 여기서 우리는 그 대상을 의미하는 주어로서의 '하이얀 고깔'에 초점을 맞추어 볼 필요가 있다. 일반적 해석은 '고깔을 나비로 비유'했다고 설명하는 것인데, 좀더 세밀히 문장구조를 살펴 심층적 의미를 구해보면 그렇게 단순한 비유에 머무르지 않음을 깨닫게 된다. 이 표현에는 미세한 어떠한 힘이 작용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고깔'은 무생물체이며, '나비'는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다. 시적 대상인 주인공은 지금 '승무'라는 독특한 형태의 예술을 행위하고 있다. 이러한 특수한 시적 분위기와 상황 속에서 무생물체인 고깔은 돌연 나비로 탈바꿈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나비가 가볍게 나풀거리는 이미지를 음악적 효과가 극대화된 '나빌레라'라고 하는 창조적 언어를 사용함으로써 효과적으로 구현해 내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멈추는 것이 아니라 '~레라' 는 표현을 의도적으로 구사하여, '승무'를 추고 있는 尼僧의 '탈속적
참고 자료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