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잉글리쉬 페이션트 분석 및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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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스름한 양날 비행기가 아름다운 굴곡을 그리고 있는 벌꿀 색 사막 위를 미끄러져 간다. 기체 왼쪽은 황금 노을의 일광을 나른하게 반사하고 있다. '잉글리쉬 페이션트'의 오프닝은 2차 대전 전 대영 제국 말기에 대한 제국주의적 향수를 보여준다. 신분 미상을 암시하는 호기심 돋구는 타이틀과 장대한 스케일, 아득한 지평선으로 모래 먼지가 내달리는 화면을 바라보는 순간, 아름다운 비행기는 독일군에게 격추되고 제국주의적 환상은 산산 조각난다. 그리고 인상을 알아볼 수 없도록 심하게 화상을 입고 베두인족에게 구조된 조종사는 2년 뒤, 이태리 주둔 캐나다 군 병원에서 단지 '영국인 환자'가 되어 죽어가고 있다. 여기까지의 오프닝 시퀀스로 사막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영국인 엘리트들의 드라마를 미화하는 동시에 조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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