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민지시대의 친일극 연구」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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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식민지 시대의 친일극 연구를 읽고 나서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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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 지금까지 몇 편의 영화를 감상한 것을 제외하고는 문화생활을 해보지 못한 나에게 연극이란 단어는 그 자체만으로도 낯설게 다가온다. 수도권을 제외하고는 지역별로 연극공연의 수나 질에 있어서의 빈곤격차가 심각하여 연극문화가 확실히 뿌리내리지 못했다는 외부적인 요인과 더불어 새로운 것을 찾아다니고 경험하려는 모험성과 적극성의 결여라는 내부적인 요인으로 인해 나는 지난 21년 동안 단 한 차례의 연극도 보지 못했다.
경험해 보지 못한 것에 대한 막연한 환상과 두려움을 가지고 있던 나에게 희곡론 수업은 엄청난 인내력을 요구했던 「식민지시대의 친일극 연구」라는 책의 완독을 통해 이전에 지니고 있던 기대감과 부담감을 훨씬 배가시키는 경험을 하게 해주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부족하나마 식민지시대의 친일극에 대한 연구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하면서 내가 느낀 바를 덧붙여 서술해 볼까 한다. 한국연극사에서 시대적으로 근대극시대에 내포되는 친일극에 대한 보다 정확한 이해를 돕기 위해 빌려보았던 「한국연극사 - 근대편」이라는 동일 작자의 서적의 내용도 함께 다루기로 한다.

일반적인 의미의 친일(親日)이란 이웃나라인 일본과 친밀감이나 친화적 관계를 가진다는 뜻이다. 주권 국가인 한국과 일본의 사람들이 상호 인권과 문화를 존중하는 가운데서 친일하거나 혹은 친한(親韓)하는 것은 전혀 문제될 일이 아니며, 오히려 바람직한 현상이라 볼 때 동일한 논리로 한국연극과 일본연극이 상호 독자성을 갖는 문화적 조건에서 양국 연극의 우수성을 인정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한다거나, 한국연극이 일본에 대하여 친일적인 형식이나 내용을 표현하는 연극을 하는 것은 역시 문제삼을 필요가 없다. 하지만 이 책에서 논의하고자 하는 친일극의 의미는 그런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의미가 아닌 과거 일본이 한국을 식민지화 하고, 그들의 통치를 위하여 강압적으로 만들도록 한 연극, 그들에게 봉사하도록 한 어용극, 그들의 정책을 선전하고 선동하도록 한 연극으로 국책극(일본제국주의 전쟁 정책을 지지하고 선전하는 연극), 국민극(한국인이 일본 천황의 신민, 즉 일본국민이 되자는 연극), 국어극(일본어로 하는 연극), 결전극(태평양 전쟁을 승리로 이끌게 하는 선동극)의 형태로 나타나 적극 권장되어진 한국연극사에서 으뜸으로 지목할 수 있는 정치극이자 목적극으로서의 연극, 즉 일본 식민지시대의 친일극을 뜻한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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