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영-풀 감상문
- 최초 등록일
- 2011.03.08
- 최종 저작일
- 199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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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김수영 풀 감상문입니다. 풀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본 글입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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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감상문]
바람보다 빨리 눕는 풀
-김수영의 ‘풀’을 읽고
나는 김수영 시인을 좋아한다. 그의 시는 내용이 묘하게 세상을 꾸짖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또한 그분의 냉소적이고 차가운 눈빛이 참 좋다. 그 중에서도 ‘풀’을 보면 그 조롱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풀은 눕는다. 왜 눕는가. 바람이 오기 때문에 눕는다. 하지만 바람이 와서 눕는 것이 아니라 바람이 오기 전에 스스로 눕는단다. 나는 이 시에 나오는 풀을 보면서 시키는 대로 고분고분 따라하는 `노예`가 생각났다. 구조를 `풀=노예, 바람=주인`으로 두고 시의 말을 조금만 바꿔보면 그럴듯한 상황극 한편이 만들어진다.
노예
노예가 일한다.
일거리를 몰아오는 주인에 등 떠밀려
노예는 일하다
드디어 울었다.
일이 고되어서 더 울다가
다시 일했다.
노예가 일한다.
주인보다도 더 열심히 일한다.
주인보다도 더 열심히 울고
주인보다 먼저 일어난다.
일은 많고 노예가 일한다.
근육까지
등골까지 고되도록 일을 한다.
주인보다 늦게 일해도
주인보다 먼저 일어나고
주인보다 늦게 울어도
주인보다 먼저 웃는다.
일은 고되고 계속 노예였던 그는 일한다.
누가 이 시를 보고 우리 민족의 민족성을 노래했다고 하는가. 내가 보기에는 전혀 그렇지 않다. 강한 자에게 대항한번 못하고 끝까지 굽실거리는 자들을 조롱하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2연을 보면 풀은 눕는데 바람보다 빨리 눕는다. 바람에 떠밀려 어쩔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의지로 누워버린다. 바람이 조용히 지나갈 수 있도록 길을 터주는 것이다. 바람이 때리기라도 할까봐 먼저 확 울어버리고, 바람이 누웠다고 시비라도 걸까봐 화들짝 일어난다. 강자의 횡포에 울다가도 어느덧 일어나 다시 굽실거리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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