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희(저녁의 게임) 감상
- 최초 등록일
- 2011.01.31
- 최종 저작일
- 199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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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오정희(저녁의 게임)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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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만연체지만 조금의 어색함이 없다. 비문 없이 만연체를 이끌어낸 작가의 역량이 놀랍다. 이런 작가의 능력은 독자들의 집중력을 이끌어낸다는 것을 깨달았다. 문장의 힘. 즉 묘사력과 비유의 힘이 실린 문장은 이 소설의 가장 큰 무기라고도 생각이 들었다. 또한 구성은 단순해 보이나 사실 문장에 가려 단순해 보이는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 흐르듯 진행되는 문장은 흡입력을 가진다. 또한 이런 문장은 분위기 형성에도 일조를 하는 것이 사실이다. 분명 이 소설 속 내용이 큰 흥미를 가진다거나 하는 것은 없었다고 본다. 하지만 흡입력을 가지는 것은 아무래도 문장과 이 소설의 주제일 것이다.
사실 이 소설 안에서 정상적으로 사는 사람은 없다. 화자와 아버지 모두 질병을 안고 살고 있다. 화자는 빈혈에 고통 받는 노처녀이며, 아버지는 위장을 반 넘게 잘라 내고 정기적으로 인슐린을 주사해야 하는 질병의 나날이다. 이런 사람들이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아버지에게는 자식이며, 여동생인 화자에게는 오빠인 한 남자를 기다리고 있다. 둘은 왜 한 남자를 기다리는 것일까. 고통 받는 삶에서 기다리는 삶을 또 다시 선택한 것일까. 사실 이 지점에서 주제를 확인할 수 있었다. 기다리기 위해 산다는 말이 있다. 우리의 인생은 기다리는 인생이다. 그런 한 측면을 파고든 소설이라 판단된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 모두 기다리는 삶을 사는 한 일상일 뿐이다.
게임은 항상 재밌는 것이다. 그런데 이 소설의 게임은 너무나 가라앉아 있고, 무겁다. 이 소설에서 이야기하는 게임이란 무엇일까. 내가 생각하기에는 같은 처지가 될 수도 있고, 스스로 배반할 수 있는 것이 게임이라고 생각했다. 이 둘은 누군가를 기다리는 같은 처지이지만, 그와 동시에 서로 뒤돌아설 수 있는 긴장감이 깔려 있다. 이 소설 안에는 거짓말이라는 단어가 자주 나오는 이유도 그와 상통한다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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