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를르의 반 고흐의 침실에 대한 레포트
- 최초 등록일
- 2010.12.24
- 최종 저작일
- 2008.12
- 4페이지/ 한컴오피스
- 가격 1,000원
소개글
이미지와 영성에서 아를르의 반 고흐의 침실을 보고 쓴 감상평입니다.
목차
없음
본문내용
똑똑똑! 아무런 인기척이 없다. 살며시 연 문틈으로 다시 조심스레 누군가 있을까 해서 살폈지만 역시 아무도 없다. 조금은 안도한 듯이 하지만 여전히 떨리는 마음으로 문을 천천히 당겼다. 오래된 문이 끼익 소리를 내자 나도 모르게 심장이 콩닥콩닥 거린다. 빈센트가 자기 몰래 방을 훔쳐 본 걸 알면 몹시 흥분할 것을 생각하니 아찔하다.
열려진 문을 재빠르게 지나 방으로 들어와 문을 걸어 잠궜다. ‘만일 빈센트가 들어오기라도 하면 어떻게 할까?’라는 조바심에 문을 걸어 잠그긴 했지만 피할 다른 문도 없는데 참 하릴없는 짓을 했다 싶다.
문을 닫고 돌아서자 빈센트의 방이 낯선 이방인을 맞이해주었다. 한눈에 들어오는 빈센트의 방은 다소 좁아 보인다. 조금 실망했다고나 해야 할까? 하지만 방은 내가 올 것을 알았는지, 아니면 누군가를 맞을 준비를 했는지 말끔하게 정리되어 있다. 보라빛 내벽은 아를르의 강한 볕에 익은 얼굴을 식혀주는 것 같다.
너무나 간소한 세간이 빈센트의 형편을 알려주는 듯하다. 옷 몇 벌과 작업할 때 입던 앞치마가 고작이다. 이런 궁핍한 삶을 어떻게 견뎌내며 생활하고 있었을지를 생각하니 그저 한숨이 어린다. 이곳저곳을 살필 필요도 없었다. 모두가 한 눈에 들어왔으니 말이다. 잠시 벽에 등을 기대고 멍하니 방을 쳐다보기를 한참을 했나보다.
조금 전에 빈센트의 궁핍한 삶을 보며 안쓰러워했던 생각은 자취를 감추었다. 어디서부터 왔을까? 빈센트의 삶이 너무 풍요했음이 느껴진다. 참 신비스런 경험이다. 무엇인가로 채우지 않으면 공허하게 느껴지는 나의 방과 달리 빈센트의 방은 변변한 것이 없음에도 무언가로 가득 차있다.
참고 자료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