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리크의 운동화가 이야기하는 것

소개

말리크는 진정 어른이 된 것일까. 감옥에서 내내 그가 처음으로 살해했던 아랍인 남자, 레예크와 대화를 나누던 장면이 떠올랐다. 그것은 마치 유아기적 고착처럼, 능숙하게 칼을 씹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린 감수성을 가지고 있음을 암시하고 있었다. 결국 예언자는 성장하지 못한 어른의 성장 영화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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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우리는 습관적으로 `범죄자`라는 부류를 정상인과 구분지어 생각한다. 그렇다면 그들은 대체 누구일까. 프랑스의 철학자 루이 알튀세르는 자서전 <미래는 오래 지속된다>에서 그가 아내를 목 졸라 죽이게 된 정황을 낱낱이 써놓는다. 흥미로운 점은, 마치 그 순간의 자기는 자기가 아니었다는 듯이, 애매모호한 3인칭의 시점으로 서술한다는 것이다. 이렇듯 저명한 철학자는 물론이거니와, 우리는 살아가면서 누구나 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 단 한 순간의 위험한 행동이 일어나기 전까지 모두 잠재적 범죄자인 셈이다.

<예언자>는 읽고 쓸 줄도 모르는, 무지한 한 소년이 어떻게 범죄를 저지르게 되고 성장하게 되는 지를 그린 영화이다. 겉보기에 영화는 범죄 영화의 정석을 따르는 듯이 보인다. 영화는 타이틀 시퀀스부터 강한 비네팅을 주어 음습한 누아르적 분위기를 풍기고, 종종 인물의 눈 밑에 짙은 그림자를 드리우는 강한 콘트라스트의 조명을 사용한다. 또한 시작부터 끝까지 핸드헬드 영상으로 사실적인 불안감을 표출하고, 클로즈업 장면들을 병치시켜 영화적인 긴장감을 부여한다.

그러나 이 영화, 어딘가 범상치 않은 구석이 있다. 관객으로하여금 생각하게 만드는 몇몇 장면들 때문이다. 예컨대 자기 이익을 위해서라면 부하의 간이며 쓸개며 다 빼먹을 것 같은 세자르가, 감방 창문 너머 흩어진 낙엽과 헐벗은 벽을 바라보는 장면같은 경우가 그러하다. 헐리웃 액션 영화만큼 빠르게 편집된 사건들 사이로 이러한 여백들은 영화가 단순히 쫓고 쫓기는 재미를 추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짐작케 해준다. 다시 말해 감독은 자신의 메세지를 드러내기 위해, 보다 더 박진감 넘칠 수 있었던 내러티브 사이 사이에 쉼표들을 넣은 것이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