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과 텍스트 그리고 개념미술
- 최초 등록일
- 2010.04.20
- 최종 저작일
- 20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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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개념미술에 있어 사진 이미지는 종종 텍스트와 함께 이미지-신호의 형태로 출현하면서, 기존 순수 전통 회화로부터 부여받았던 권위를 해체하기 시작한다. 개념미술가들은 의도적으로 빈약하고 질 낮은 사진들을 활용함으로써 미학적이거나 영웅적인 면모들을 소독한다. 이러한 계급의 파괴와 동시에 작가의 정신을 나타내는 텍스트를 결부시켜, 이미지와 텍스트 간의 교배를 시도한다.
개념미술에 있어 사진과 텍스트의 활용은 오늘날까지도 다양하게 이어져오고 있다. 다소 포괄적이기는 하지만 그 유형을 순수 신호로서의 사진을 이용하는 경우와 말과 이미지의 충돌을 일으키는 작품, 이미지와 텍스트가 상호작용을 일으키는 작품,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살펴보자.
목차
1. (들어가는 말) 사진의 존재론적인 빈약함
2. 사진, 텍스트를 만나다
2-1) 순수 신호로서의 사진
2-2) 이미지와 언어의 충돌
2-3) 이미지가 된 텍스트, 텍스트가 된 이미지
3. (나오는 말) 의의와 한계
참고문헌
본문내용
1. 사진의 존재론적인 빈약함
사진은 태생적으로 그림보다 빈약하다. 재현의 측면에서 사진은 그림과 달리 작동자의 의도를 직접적으로 표현하거나 드러낼 수 없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즉, 그림이 작동자의 직접적인 ‘번역’이라면 사진은 ‘인용’이다. 비교적 분명한 외시와 내시를 지니고 나타나는 회화와 달리, 사진은 어떤 자국이나 낙인처럼 외시를 통해 함축적으로 메시지가 드러난다. 그러므로 사진의 메시지는 언제나 외시의 상태에 달려있다. 사진이미지가 분명한 의미 전달을 위해 보조적인 텍스트를 필요로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예컨대 수많은 아마추어 사진 공모전의 입상작들을 보면, 그들이 사진만으로는 유추해낼 수 없는 주제들을 제목으로 표명한 것을 볼 수가 있다. 그들은 우연히 마주보는 것처럼 찍힌 익명의 두 남녀에게 ‘운명’이라는 제목을 붙여주고, 물동이를 나르는 낯선 여인의 뒷모습에 ‘희생’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담기도 한다.(도판1) 이러한 사진이미지와 텍스트의 결합에는 비록 처음부터 의도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우리로 하여금 비슷한 방향으로 사진을 보게 만드는 힘이 있다. 다시 말해 사진과 텍스트 사이에는 서로 선택적으로 엉겨 붙는 원소들처럼 어떤 친화력이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그러나 사진이 발명 초기부터 텍스트와 함께 전략적인 예술품으로 등장한 것은 아니었다. 19세기 지형 탐사대들이 채집한 사진들은 마치 눈밭 위의 발자국처럼 그 의도를 알 수 없는 사진들이 대부분이다. 제목은 물론이거니와 작가, 날짜, 장소, 프로세스 등 어떠한 정보도 없이 이미지만으로 제시되는 일련의 사진들은 우리에게 풀 수 없는 미스터리로 남거나, 실용적인 목적의 결과물로 받아들여졌다. 그래서 사진은 영화보다 먼저 태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과학과 예술의 종에 비유되며 열등한 매체로 남아 있었다.
참고 자료
도미니크 바케, 현대 조형사진론, 사진 마실, 2006
김성호, 창작의 커뮤니케이션과 미술비평, 다빈치 기프트, 2008
드니 라우, 현대미술이란 무엇인가, 눈빛, 2006
노버트 린튼, 20세기의 미술, 예경, 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