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소통의 불모지대-은희경의 [아내의 상자]를 중심으로
- 최초 등록일
- 2009.06.19
- 최종 저작일
- 20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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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의사소통의 불모지대-은희경의 [아내의 상자]를 중심으로
목차
1. 머리말
2. 은희경의 「아내의 상자」에서 나타나는 의사소통의 부재
3. 맺는말
본문내용
1. 머리말
‘사람들은 신체적으로 더 밀집해서 살지만 그들 사이에 거리가 생겼다. 상호협조와 상호의존을 조장하던 정치, 경제구조는 붕괴되었다
은희경의 「아내의 상자」
는 이러한 근대화에 근원을 둔 거리의 문제에서 생기는 분열을 현대적 시각에서 그린 작품이다. 이 글에서는 현대인들이 느끼는 의사소통의 부재가 은희경의 「아내의 상자」에서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지를 중심으로 논의를 펴나가도록 하겠다. 그리고 이와 함께 구체적으로 소설 속 인물들간의 의사소통의 불능의 모습과 그것의 상징들, 그리고 작가가 이러한 의사소통의 불능의 모습을 구현하기 위해 선택한 일인칭시점서술이 어떠한 효과를 거두고 있는지 살펴봄으로 해서 근대화의 균열된 모습을 밝혀보고자 한다.
2. 은희경의 「아내의 상자」에서 나타나는 의사소통의 부재
「아내의 상자」의 원제는 ‘불임파리’ 은희경, 「불임파리」, 《현대문학》, 1997. 4.
이다. 이 제목은 이상문학상수상작품집을 발간하며 ‘아내의 상자’로 바뀌었다. 제목을 불임파리로 했을 경우 독서과정에서 독자는 페미니즘 시각을 중심으로 읽게 될 수 있으므로 ‘아내의 상자’로 제목을 바꿨다는 것은 보다 폭 넓은 독서를 지향할 수 있게 해준다. 이 폭 넓은 독서를 통해 포착될 수 있는 이 소설의 가장 큰 특징은 인물들 간에 서로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은 서로에게 무슨 말을 하던간에 그 모든 말은 공허함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소설은 일인칭 관찰자시점서술을 통해 이러한 의사소통의 불가능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아내와 아내가 보는 세상, ‘나’의 모습을 ‘나’라는 화자를 통해 보여줌으로 해서 내면에 다다르지 못한다는 것은 독자에게 상상력의 폭을 확장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이미 자동화된 ‘낯설게 하기’를 다시 낯설게 함으로써 ‘불확정성’을 획득하게 되는 것이다.
이 소설에서 볼 수 있는 은희경만의 건조하고 냉소적인 문체가 바로 이 소설의 ‘낯설게 하기’의 정체이다. 냉소적인 문체와 함께 ‘나’라는 인물이 볼 수 있는 세상이 한계 지어짐으로 해서 독자의 영역이 확대되는 것이다. 소설에서는 ‘나’라는 인물을 통해 ‘아내’라는 인물을 중심적으로 부각시킴으로 해서 독자에게 ‘아내는 무얼 말하고자 하는가?’라는 질문을 하도록 유도한다. 하지만 뚜렷한 대답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 소설 속에서 그리고자 하는 것이 의사소통의 불능이기 때문이다.
‘나’는 아내의 방에 들어가 아내를 추억할만한 물건들을 하나씩 살펴보지만 그곳에는 아내의 냄새를 간직한 물건이 하나도 없다. 이것은 ‘나’와 아내 사이에 공유할만한 과거가 없었음을 의미한다. 이것은 ‘나’가 아내의 냄새를 추억하기 위해 과거를 회상할지라도 아내의 냄새를 맡아보지 못한다는 것과도 맥락이 같다.
참고 자료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