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기영의 `순이삼촌
- 최초 등록일
- 1999.02.24
- 최종 저작일
- 199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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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문학으로 만나는 역사 / 23
현기영의 `순이삼촌'
4월의 제주는 화사하다. 그 화사함은 노골적인 아부의 말처럼 나그네의 온몸을 간지럽힌
다. 김포공항에서 비행기에 올라 불과 한시간 미만을 공중에 떠 있으면 이를 수 있는 섬 제
주를 아득한 거리 너머의 땅으로 파악하는 것은 그닥 자연스럽지 않다. 그럼에도 한반도의
좁고도 너른 땅에서 오직 제주에서만 만날 수 있는 풍광과 물산은 자못 이국정취까지를 풍
기기에 부족함이 없다. 그때문인지 제주공항에 내려서는 나그네들은 평강공주를 지어미로
맞아들이는 바보 온달처럼 벙글어지는 입을 주체하지 못해 안달이다. 청춘남녀들이 4월을
즐겨 결혼의 철로 삼는 데에는 이 무렵의 제주가 뿜어내는 이런 화사함이 한몫 단단히 거들
고 있을 법하다.
하지만 제주의 4월을 꽃 피는 화사함만으로 말할 수 있을까. 함덕 해수욕장의 은빛
모래사장, 유채꽃 만발한 북촌 마을의 옴팡밭, 물소리도 시원한 서귀포 정방폭포, 성
산 일출봉의 깎아지른 절벽과 그림 같은 해안선, 아니 제주의 관문인 국제공항부터가
겉으로 보이는 화사함의 이면에는 어김없이 피 흘리는 역사의 상처를 감추고 있는 것
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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