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시학의 창시자: 페르디낭 드 소쉬르에서 앙리 메쇼닉까지

최초 등록일
2012.06.15
최종 저작일
20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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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정보

발행기관 : 한국불어불문학회 수록지정보 : 불어불문학연구 / 89권 / 279 ~ 305 페이지
저자명 : 조재룡 ( Jae Ryong Cho )

한국어 초록

20세기 초, 소쉬르가 우리에게 선보인 언어학의 개념들은 기호와 문장, 인간과 사회를 사유하는 핵심적인 사상이었지만, 이와 동시에 번역시학의 근간을 성립하게 해주는 중요한 인식론적 문제틀을 제공해주기도 하였다. 소쉬르의 소중한 이론적 제안들에 대한 해석이 구조주의의 비교적 단순하다고 할 이분법적 개념의 틀(랑그/파롤, 공시태/통시대, 연합체/통합체, 시니피앙/시니피에 등등)에 갇히는 것이 아니라, 이를 넘어서 디스쿠르나 주체와 같은 개념과 맞닿아 있다는 사실이 자명해진 것은 2002년 소쉬르의 미발표 원고가 발간된 후부터였다. 소쉬르 사상의 이해에 있어서 1970년대에 이미 소쉬르의 기존 텍스트에서 독창적이고도 새로운 독서를 재촉하면서 그의 사유에 내재되어 있는 중요한 핵심과 잠재성을 포착한 바 있는 앙리 메쇼닉과 같은 경우도 있다. 한편 소쉬르가 고안한 개념들, 예컨대, 시스템 systeme, 근본적인 자의성 radicalement arbitraire, 작동기능 fonctionnement, 가치 valeur, 관점 point de vue과 같은 제안들은 공히 번역 시학의 이론적 근간을 제공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소쉬르의 개념들은 번역학 연구에서 그간 중요시 여겨져 왔던 가독성이나 충실성, 등가성처럼, 그러나 그 정당성을 증명하기 어려우면서도 다분히 이분법적인 사유(형식/의미, 문자/내용 등등)를 근간으로 제타당성을 모색하면서 적용되고 있는 개념들의 논리적 허점을 드러내면서 번역을 문학이론과 동일한 관점에서 사유하게 끔 추동하는 힘을 지니고 있다. 예를 들어, ``근본적인 자의성``은 지금도 항상 생성 중에 놓인 언어의 속성을 언급한 것으로, 매 시기 재번역의 타당성을 제안해야하는 번역의 속성과 밀접히 연관되어 고찰되어야 하며, 한 텍스트를 구성하는 모든 언어 요소가 서로 얽혀 있어, 의미의 생성에 있어 개별적인 단위가 아니라 ``함께`` 작동한다는 것을 역설한 ``시스템``의 개념은 번역에 있어서 옮겨와야 할 것이 개별 단어나 몇몇 문장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디스쿠르나 텍스트라는 사실을 말해준다. 특정 기호는 그 기호를 둘러싼 다른 기호들에 의해 제 값을 부여받는다는 가치 개념은 번역에서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 바로 이 가치의 포착이라는 사실을 말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소쉬르의 이론적 제안은 그 자체로 번역시학의 초석을 마련한 인식론적 시도라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소쉬르의 핵심 개념들은 번역을 문학적 활동으로 파악하고자 하는 관점과 밀접히 교류하면서, 번역시학의 토대를 제공한 것으로 여겨질 수 있다. 우리는 이 관점을 대표하는 예로 앙리 메쇼닉을 꼽을 수 있다. 앙리 메쇼닉은 구조주의가 이해하지 못했던 소쉬르의 사유를 독창적으로 해석하여 번역시학의 얼개를 완성한 이론가일 것이다. 「아가멤논」의 번역자이기도 했던 소쉬르에게 언어이론은 번역적 실천을 통해 제 존재의 타당성을 모색하는 인식론적 도전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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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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