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바시인의 종교 수용: 이슬람과 정교 사이에서 (Islam and Orthodoxy among the Chuvash)

서지정보

· 발행기관 : 한국슬라브․유라시아학회
· 수록지 정보 : 슬라브학보 / 35권 / 2호 / 53 ~ 84페이지
· 저자명 : 김혜진

초록

러시아와 옛 카잔한국 사이의 영토에 살았던 추바시인들은 지리적인 위치상 양쪽의 정치적인 작용뿐만 아니라 종교를 비롯한 문화적인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배국의 종교 정책, 사회경제적 배경, 거주지별 민족적 환경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추바시인의 특정 종교 수용을 이끌었으며, 이는 다시 이들의 문화와 정체성에 큰 영향을 미쳤다.
추바시인에 대한 양측의 종교 정책과 이에 대한 추바시인의 대응은 일정한 패턴을 보인다. 이슬람 전도와 정교 전도는 일차적으로 추바시 귀족층을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이들에 대한 전도는 강요와 특권 제공이라는 두 가지 방식이 병행됐다. 추바시인들은 종교 수용에 있어 위로부터의 강제적인 방법이 적용될 시, 반란의 형식으로 저항하기도 했지만, 자신들의 토속신앙을 고수한 채 전통 거주지를 떠나 정부의 세력이 닿지 않는 곳으로 이주하는 방법을 택했다. 추바시 평민층을 대상으로 한 이슬람과 정교의 전도 방식에서는 차이를 보이지만, 해당 종교의 수용은 이들의 문화 곳곳에 영향을 미쳤다. 이슬람을 수용한 추바시인은 타타르어 습득과 더불어 의식주의 변화, 그리고 자신을 타타르인으로 동일시하는 민족정체성의 변화를 겪었다. 정교 수용은 민족정체성의 완전한 교체라는 결과를 낳지는 않았지만, 정교도 추바시인 사이에서 러시아 문화로의 동화가 집중적으로 진행됐다. 이슬람과 정교 양측의 영향에 토속신앙의 입지는 좁아졌지만, 이는 추바시인들 사이에서 오랫동안 유지되었으며, 토속신앙과 전통 관습은 이민족의 문화와 종교의 침입에 대한 방어체계로 기능했다.
추바시인을 둘러싼 세 신앙은 때로는 서로 대립하기도 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서로의 요소가 상호작용하며 변화하기도 했다. 오늘날 러시아에서 추바시인은 정교도로 널리 알려졌지만, 사실 그 이면에는 정교, 이슬람, 토속신앙이 얽히고설켜 있는 복잡한 관계가 존재하고 있다.

영어초록

Muscovite Russia and Kazan Khanate exerted not only political, but also cultural, including religious, influence on the Chuvash who lived between these two states. The processes of Islamization and Christianization among the Chuvash had some similarities in methods and results. Initially, these processes were aimed primarily at the ruling elite (princes, feudal lords) and consisted in limiting their rights if they were not accepted and providing various benefits if they accepted the required religion. If a violent policy was applied, then the Chuvash fought back, participating in various uprisings, or leaving the traditional territory of residence and moving to distant places. With the adoption of Islam or Orthodoxy by the Chuvash, although the missionary activities of these two religions were different among the plebeian Chuvash, they fell under the influence of Islamic (or Tatar) or Orthodox(or Russian) culture: Chuvash Muslims mastered the Tatar language, began to wear Tatar clothes, changed their names to Tatar, and this led to a change of their ethnic identity. Orthodox Chuvash also assimilated into Russian culture, took Russian names.
Despite the strong influence of these two religions, the traditional religion has maintained among the Chuvash. This plays a protective role against the invasion of other faiths and cultures. Even after the adoption of Islam or Orthodoxy, some Chuvash returned to their ancient religion. In addition, there were Chuvashs who refused to accept these religions, but retained their ethnic religion. In the 1990s, there was a movement for the restoration of the traditional religion in the Chuvash Republic, and the concept of “real Chuvash” appeared, that is, those who did not accept Islam or Orthodoxy.
The Chuvash people, facing a choice of religion, decided to accept Islam or Orthodoxy or completely abandon the change of faith. Their decision was influenced by geographical, political, economic factors and interethnic relations. Islam, Orthodoxy and traditional religion often opposed each other, but at the same time interacted with each other. In the traditional customs and rites of the Chuvash, traces of Islam are observed, and Orthodox holidays merge with traditional ones and so on. At present, most of the Chuvash are Orthodox people, but complex interfaith relations lied behind it.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