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향전>과 <임사낭전>의 비교연구 (A Comparative Analysis of “Jeonghyangjeon” and “Rensheniangzhuan”)

서지정보

· 발행기관 : 우리문학회
· 수록지 정보 : 우리문학연구 / 81호 / 63 ~ 90페이지
· 저자명 : 장혜문

초록

본 논문은 서사 단락과 서사 내용이란 두 측면으로 접근하여 한중 훼절담 <정향전>과 <임사낭전>에 대해 비교 연구하였다. 그 결과, <정향전>과 <임사낭전>은 비슷한 훼절담 구조로 전개된 작품임을 확인하였다. 그리고 <정향전>이 훼절담의 소설화가 된 작품이라면, <임사낭전>이 소화적 성격이 더욱 두드러진 작품이다.
이 밖에 <임사낭전>과 <정향전>은 모두 왕실귀족의 의식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한계가 있다. 게다가 훼절의 효과를 보면 공통적으로 웃음거리로 삼는 것에 그치지 미색에 대해서 더는 언급하지 않는다. 작품세계를 보면 <임사낭전>은 기생 임사낭의 지혜를 칭찬하려고 창작된 작품인 반면에, <정향전>은 양녕대군과 세종대왕 간의 우애를 보여주려고 의도가 담긴 소설이다. <임사낭전>의 훼절은 오월왕이 대국 사자인 도시랑의 비위를 맞추려고 이용하는 뇌물이자 수단이다. <정향전>의 훼절은 세종대왕이 양녕대군을 만족시키고자 제안한 장난이다. 이와 같은 상이한 설정은 <임사낭전>의 훼절담이 외교적 현실로 인해 벌어진 양국 간의 성접대로, <정향전>이 조선시대 소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낭만적인 사랑이야기와 더욱 가까운 형태로 각각 묘사된다.
그리고 문학사적으로 보면, <임사낭전>은 훼절 의식이 이미 생겼으나, 아쉽게 더 이상 발전되지 못하여 독립적인 소설 체제로 거듭나지 못하였다. 그러나 비슷한 구조로 전개되는 한국 소설 <정향전>은 <지봉전>과 같이 점점 인욕에 대한 관심과 묘사가 심화되어 인욕을 부정하는 훼절대상자로 하여금 추한 모습을 노출시켜 그들의 위선을 풍자하고 인욕을 긍정하는 방향으로 전개된다. 조선후기에 와서는 <오유란전>과 <종옥전> 등의 후대 훼절소설로 발전되었다.
또한 <정향전>의 창작은 조선 사실담의 구성과 줄거리를 계승한다. 그러면서 비슷한 훼절 구조로 전개되는 중국소설 <임사낭전>의 화소를 참고하거나 수용했던 가능성도 있다. 다만, <정향전>의 작가가 아직 미상이라서 이렇게 단정하기가 다소 증거가 부족하다. 이는 추후의 과제로 남기겠다.

영어초록

This paper aims to compare two stories on sexual corruption, the Korean “Jeonghyangjeon” and Chinese “Rensheniangzhuan,” with a similar story structure. While “Jeonghyangjeon” is a novelization of a sexual corruption story, “Rensheniangzhuan” have a more prominent humorous tone and characteristic. “Jeonghyangjeon” and “Rensheniangzhuan” are limited owing to the narrow focus on the royal family’s consciousness only and lack of discussion on women’s beauty. Furthermore, the two stories both end in satirical and humorous note. In “Rensheniangzhuan,” the sexual corruption is depicted in King Wuyue’s bribes used to flatter and curry favor with Shilang Tao, the envoy from the powerful Song. While in “Jeonghyangjeon,” it is portrayed as an antic that King Sejong played to satisfy Prince Yangnyeong. “Rensheniangzhuan” tells a realistic political story of sexual bribery between two countries, while “Jeonghyangjeon” shows a romantic love story similarly found in other Joseon Dynasty novels. Contemporary records show that “Rensheniangzhuan” was likely published and read earlier in Joseon, and the writer of “Jeonghyangjeon” referred to its materials in composing the story, leading to a similar story structure.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