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시대 금과의 대외관계와 同文院 (Diplomatic Policy of Goryeo with Jin and Dongmoonwon(同文院))

서지정보

· 발행기관 : 한국사학회
· 수록지 정보 : 사학연구 / 119호 / 201 ~ 240페이지
· 저자명 : 이정훈

초록

이 논문은 금과의 외교업무를 전담한 동문원의 실체를 밝혀 고려가 금과의 외교 관계를 어떻게 대처하였는지를 살펴본 것이다.
고려는 인종 4년(1126) 事大를 취하는 방향으로 금에 대한 외교 노선을 정한 뒤, 사신을 파견하여 금과 공식적인 외교관계를 맺었다. 자발적으로 사대의 예를 취하였기 때문에, 고려가 금에 대하여 반발 또는 저항하지 않을 경우 고려와 금 사이에는 별다른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었다. 그런데 인종 4년 9월 금은 保州에 대한 고려의 영유권 주장을 문제 삼으면서 고려에 충성을 맹세하는 글인 서표를 제출하도록 요구하였다. 고려가 서표를 제출하지 않자, 금은 계속 보주 문제를 제기하였으며 심지어는 인종 6년 12월에는 송과 서하에서 보낸 서표의 문구를 알려주면서 여기에 의거하여 서표를 올리도록 압박하였다. 인종 7년 11월 고려가 서표를 제출할 때까지, 고려와 금은 서표를 둘러싸고 신경전을 벌였다.
서표를 둘러싼 고려와 금의 갈등은 사대에 대한 고려와 금의 입장이 달랐기 때문이었다. 금은 고려가 요에 했던 것보다 더 높은 수준의 사대를 취할 것을 요구하였다. 반면 고려는 기존에 해왔던 요․송과의 수준으로 금과의 사대관계를 설정하였다. 그러므로 고려는 금의 서표 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것이었다. 그렇지만 일방적인 금 주도의 국제 정세를 부정할 수 없었던 고려는 금이 설정한 사대관계를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고려는 서표를 제출하였다.
그런데 고려가 서표를 제출하였다는 것은 금이 요구한 사대의 수준을 고려가 수용했음을 말한다. 이는 고려가 요․송과 외교관계를 맺었을 때보다 금과의 외교에 주의와 노력을 기울여야 만하며, 동시에 고려가 기존에 해왔던 것과는 다른 방식으로 금과의 외교관계를 풀어나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고려는 인종 7년을 전후하여 특정 국가와의 외교 업무를 전담하는 기관을 설치하던 송의 방식을 수용하여 동문원을 설치하였다. 동문원은 외교문서 작성을 비롯한 사신 접대 등 금과 관련된 외교업무 전반을 담당하였다. 이를 통해 고려는 금의 압박에 대응하고 안정적인 외교 관계를 유지하려고 하였다.
동문원을 제외하고는 고려가 특정 국가와의 외교 문제를 전담하는 관청을 설치한 적이 없다는 점에서, 동문원의 설치는 고려와 금의 외교 관계의 특성 및 고려가 금과의 관계를 얼마나 고민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하려 했는지를 잘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다.

영어초록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examine the true nature of Dongmoonwon, which was the sole organization that was charged with the responsibility of Goryeo’s foreign policy toward Jin(金) Dynasty, with a view to understand how Goryeo navigated itself through the diplomatic theater with Jin.
In the 4th year(1126) in the Reign of King Injong(仁宗), Goryeo finally decides to take the course of allegiance to Jin interms of its foreign policy, upon which Goryeo sent its messengers to established an official diplomatic relationship. As Goryeo voluntarily subordinated itself under Jin, it could be expected that, as far as Goryeo did not revolt or resist Jin, there would not be any problem between the two countries. However, in September of the 4th Year in King Injong’s Reign, Jin raised the issue of Goryeo’s control of aterritory called Boju(保州) and demanded that Goryeo submit a letter of allegiance to Jin to declare its loyalty. As Goryeo hesitated to comply with the demand, Jin kept coming up with the Boju issue, throwing its weight on Goryeo and urging it to submit the letter of allegiance. Until the 7th Year(1129) of King Injong’s Reign, when Goryeo finally obeyed, there was an ongoing nerve of wa rbetween Goryeo and Jin.
The root of such a disagreement on the letter of allegiance can be found in the difference in how they looked at the allegiance. Jin demanded Goryeo to submit itself to an even more intense level of self-subordination. However, Goryeo was only willing to subordinate itself in the same extent it did to Liao(遼) or Song(宋). Therefore, Jin’s demand for such a letter was something more than Goryeo was willing to comply with. However, the fact that Goryeo submitted the letter means Goryeo now decided to accept the level of allegiance Jin demanded. This, again, means that Goryeo now has to pay more attention and elaboration in diplomacy with Jin than it did with Liao or Song. Also, this means that Goryeo now has to navigate itself through the diplomacy with Jin not in the way it did before.
For this, Goryeo followed the precedence of Song, which established a separate bureau which was entirely responsible for correspondences with a certain country around the 7th year in King Injong’s Reign. The name of this bureau was Dongmoonwon, which was responsible for drafting diplomatic documents, attending the messengers from Jin, and other diplomatic affairs with that particular country. With such a move, Goryeo tried to address the pressure it was getting from Jin and maintain a stable diplomatic relationship.
The fact that Goryeo never established any other bureau of such kind than Dongmoonwon clearly indicates the nature of the diplomatic relationship between Goryeo and Jin, as well as how seriously Goryeo took its relationship Jin and tried to respond pro-actively.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