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삼의 물구나무 - 『한국전후문제시집』과 『52인 시집』 에서의 박재삼 정동 연구 (Park Jae-sam's 'Headstand' -A Study on the Affect in Park Jae-sam's Poems from the Anthology of Korean Post-war Poetry and 52 Poets Anthology)

서지정보

· 발행기관 : 조선대학교 인문학연구원
· 수록지 정보 : 인문학연구 / 66호 / 59 ~ 90페이지
· 저자명 : 이덕재

초록

본고는 『한국전후문제시집』(1961)과 『52인 시집』(1968)의 박재삼 시와 시론을 연구한다. 『한국전후문제시집』의 <작가는 말한다>와 『52인 시집』의 <시인은 말한다>에서 박재삼은 산문을 통해 시에 대해서 말하기를 거부한다. 그런데 이는 무언(無言)이 아니다. 몇 가지 정리를 통해 정의하는 방식이 아니라, 이미지를 통해 시를 드러내는 방식이다. <시인은 말한다>에서 박재삼은 바다를 통해 시가 무엇인지 보여주었다. 이는 정동에 새로운 미적 형식을 창안하여 체험시키는 방식이다. 시란 정동을 아름다운 방식으로 경험시키는 어떤 구조다.
<작가는 말한다>에서 박재삼은 과학의 방법론과 예술의 방법론을 구분한다. 전자 말할 수 있는 것의 방식이고, 후자는 보여주는 것 혹은 저절로 드러나는 것이다. 박재삼은 특히 슬퍼하는 능력에 집중하고 있다. 이미지들을 종합하는 힘이 있을 때, 가장 슬픈 것은 가장 아름다운 것이 된다. 이 슬픔은 공감이나 동일화의 문제가 아니라 아름다움의 문제로 치환된다. 그래서 슬픔 문제는 슬픔의 발생 조건과 그 잠재성에 대한 것이 된다. 박재삼의 문학은 감정의 과잉이 아니라 정동이 가득 차 있는 장이며, 나아가 이미지들을 아름답게 종합하는 힘이다.
<감나무 그늘에서> 화자는 질투의 힘으로 ‘그것’에 대해 배운다. 여기서 질투의 힘은 상실의 주체가 격렬하게 기호를 해독하는 역량이다. 여기에서도 박재삼은 화자를 통해 말할 수 없는 ‘그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것은 자신이 욕망하는 것 바깥에서 새로운 논리를 구축하는 마음이다. 그런 마음이 예술의 기호를 형성한다. 그런데 그것에 대한 설명은 곧 그것에 대한 물음과 구분되지 않는다. <한>에서 화자는 질문을 반복해서 던진다. 질문은 저승과 이승의 거리처럼 아득하고 불가해한 틈새에서 펼쳐진다. 이는 하이데거가 말한바 ‘논구’이고, 정동공간이다. 그런데 이것은 말할 수 없는 것이다. 상식적 어휘로 환원할 수 없는 고유한 체험이기 때문이다. <두 개의 못물>에서 화자는 과거를 추억함이 넋두리에 불과함을 보여준다. 그런데 이 슬픔을 아름다운 형식으로 살아낼 때, 거기에 바로 희망이 있음을 보여준다. 그것이 바로 정동공간을 형성하는 슬픔이자 슬픔을 온전히 살아내게 하는 정동공간이다.

영어초록

This paper studies the poetry and criticism essays Park jae-sam in Anthology of Korean Post-war Poetry (1961) and 52 Poets Anthology (1968). In "The Writer Speaks" from the Anthology of Korean Post-war Poetry and "The Poet Speaks" from the 52 Poets Anthology, Park Jae-sam refuses to speak about poetry through prose. However, this is not silence. Instead of defining through a few categories, it reveals poetry through images. In "The Poet Speaks", Park Jae-sam showed what poetry is through the ocean. This is a method of experiencing a new aesthetic form in the affective space. Poetry is a structure that lets one experience the affective space beautifully.
In "The Writer Speaks", Park Jae-sam distinguishes between the methodology of science and the methodology of art. The former is the method of what can be spoken, and the latter is what is shown or naturally revealed. Park Jae-sam particularly focuses on the ability to grieve. When there is the power to synthesize images, the saddest thing becomes the most beautiful thing. This sadness is not a matter of empathy or identification, but a problem of beauty. Thus, the issue of sadness becomes a matter of the conditions and potentiality of sadness. Park Jae-sam's literature is not a scene full of excessive emotions, but an affective space, and furthermore, the power to beautifully synthesize images.
In "Under the Shade of the Persimmon Tree", the speaker learns about 'that' through the power of jealousy. Here, the power of jealousy is the ability of the subject of loss to passionately interpret symbols. Here too, Park Jae-sam is showing the 'that' which cannot be spoken through the speaker. It is the mind that constructs a new logic outside of what one desires. Such a mind forms the symbol of art. However, the explanation of 'that' is not distinguished from the question about 'that'. In "Han", the speaker repeatedly asks questions. The questions unfold from a gap as distant and unfathomable as the distance between the underworld and the living world. This is the 'logos' spoken of by Heidegger, and it is the affective space. But this cannot be spoken. It is a unique experience that cannot be reduced to common vocabulary. In "Two Buckets of Well Water", the speaker shows that remembering the past is nothing but a wisp of the soul. However, when this sadness is revived in a beautiful form, it shows that there is hope there. That is the sadness that forms the affective space and the affective space that fully lives out the sadness.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