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리의 신학― 세월호 이후 우리는 신의 섭리에 대해 어떻게 책임적으로 말할 수 있을까? (Theology of Providence: How Can We Talk about Providence of God Responsibly after Sewol-ferry?)

서지정보

· 발행기관 : 한국기독교학회
· 수록지 정보 : 한국기독교신학논총 / 115호 / 239 ~ 263페이지
· 저자명 : 박영식

초록

본 논문은 하나님의 섭리를 우리 시대에 신학적으로 어떻게 이해할지를 제언하고자 한다. 섭리는 종종 예지나 예정과 유사한 의미로 이해되었으며, 이러한 이해는 한국교회에 널리 통용되는 오해 중 하나이다. 따라서 본 논문은 먼저 섭리와 예정의 차이점을 부각시킨다. 예정은 창조 이전에 있었던 하나님의 영원한 결의를 뜻한다면, 섭리는 창조 이후의 창조세계에 대한 하나님의 활동을 지시한다. 또한 본 연구는 개신교 정통주의의 섭리 이해를 따라 섭리와 창조의 관계를 규명하고자 한다. 섭리는 태초의 창조와 구분되며, 치유를 필요로하는 창조세계를 전제로 한다. 섭리를 계속되는 창조로 이해할 때, 자연과학에서 밝혀내고 있는 우주와 생명의 진화를 섭리 안에 수용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섭리를 창조세계의 자유를 보존하고 가능케 하는 존재론적 힘으로 규정함으로써 우연성을 제거하지 않고 오히려 섭리 안에 포괄한다. 이때, 하나님은 세상의 제2원인들을 통해 창조의 사역을 지속하며 여기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대해 책임을 짊어진다. 원래 섭리(pronoia)라는 단어는 개신교 성서 속에는 등장하지 않지만 동일한 개념을 창세기 22장의 ‘여호와 이레’에서 찾을 수 있다. 그렇다면 섭리는 ‘미리 알다’는 의미로 파악되기보다는 ‘마련하다’ ‘돌보다’는 의미로 파악되어야 한다. 섭리하시는 하나님은 곤경에 처한 자를 돌보시며, 막다른 골목에서 피할 길을 마련하시는 하나님이며, 당신의 자녀를 위해 수고의 노동을 아끼지 않는 아버지 하나님으로 이해된다. 특히 세월호 이후에도 하나님의 섭리를 결정론적 계획의 시행과 연관짓는 일은 신학적으로 통용될 수 없을 뿐 아니라 세상의 조롱을 받게 될 것이다.

영어초록

This thesis proposes how to understand the providence of God in our time theologically. Providence has often been understood to be analogous to ‘foreknowledge’ or ‘predestination,’ and this understanding is one of the common misconceptions of the Korean church. Therefore, this paper first highlights the difference between providence and predestination. If the predestination means the eternal decree of God before his creation act, providence directs God’s activity on the creation world after creation. This study also aims to clarify the relationship between providence and God's creation in accordance with the understanding of providence of Protestant orthodoxy. Providence is distinguished from creatio originalis and presupposes a creation world that requires healing. When we understand providence as a continuing creation(creatio continua), we can embrace the evolution of the universe and life revealed in natural science theologically. Furthermore, providence includes the contingency by defining providence as the ontological power that preserves and enables the freedom of the creative world. At this time, providence means non-interventionist creative activity, not God’s supernatural intervention in the physical world. God works through causa secunda, and God takes responsibility for everything that happens at this time. The word pronoia does not appear in the Protestant Scriptures, but the same concept can be found in Gen. 22. If so, providence should be understood as meaning ‘to prepare’ or ‘to take care of’ rather than ‘to know in advance.’ The God of providence is a God who cares for those in distress and provides a way to escape from a dead end, and is understood as the Father God who does not spare the labor for his children. Especially after the Sewol Ferry Affair, associating the providence of God with the execution of a deterministic plan will not only be theologically acceptable, but it will also be taunted by the world.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