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영화의 존재론적 유비

서지정보

· 발행기관 : 영상예술학회
· 수록지 정보 : 영상예술연구 / 8호 / 9 ~ 27페이지
· 저자명 : 조광제

초록

영화의 탄생은 플라톤주의에 포함된 감각에 대한 사유의 지배, 욕망에 대한 이성의 지배, 생성에 대한 존재의 지배, 다의성에 대한 일의성의 지배 등을 전복시킨다. 어떤 것이 정확하게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은 존재론적으로 강고한 지위를 지닌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영화가 감각적인 지각 현실을 반복 재생할 수 있는 길을 열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영화의 매체적인 위력은 곧바로 정신 혹은 의식 위주의 사유 틀을 몸 위주의 사유 틀로 바꿀 것을 요구한다. 몸은 감각적인 지각 현실은 물론이고 욕망이나 무의식적인 습관의 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이른바 영화는 정신이 삶의 근본적인 주체가 아니라 몸이 삶의 근본적인 주체임을 고지한다. 이에 영화의 존재론-인식론적 구조와 몸의 존재론-인식론적 구조는 유비적인 관계를 지니면서 상사성을 나타낸다. 몸에 바탕을 둔 주체적인 시선은 익명적인 시선이고, 영화에서 나타나는 시선 역시 근본적으로는 익명적이다. 몸에서 발원하는 욕망은 몸이 포섭되어 있는 세계의 욕망이고, 영화에서 분출되는 욕망 역시 어느 누구의 욕망이 아니라 영화의 욕망 자체라 말할 수 있다. 메를로-퐁티에 따르면, 몸과 세계의 상호교차적인 관계에서 바탕이 되는 감각덩어리인 살은 봄과 보임의 교차적인 환위를 강제한다. 영화와 관객의 관계에서 봄과 보임 역시 그러한 교차적인 환위를 이룬다. 시간성 역시 그러하다. 몸의 시간성과 영화의 시간성은 모두 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결합함으로써 두툼한 입체성을 띠고 아울러 가역성을 띤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