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약용의 향촌통치구상과 사족 위상 강화론 －『목민심서』 변등절을 중심으로－ (Jeong Yakyong’s theory of governing the rural community and strengthening the status of noble family(士族), based on Mokminsimseo(牧民心書))

서지정보

· 발행기관 : 조선시대사학회
· 수록지 정보 : 조선시대사학보 / 92호 / 325 ~ 368페이지
· 저자명 : 도주경

초록

정약용이 유배지에서 직접 목격한 19세기 조선의 향촌사회는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사족의 위상이 저하된 상태였다. 사족은 관 주도의 향촌지배 아래 국가의 균질적인 통치대상으로 편제되어 갔으며, 경향 분기의 진척과 함께 중앙관직으로의 진출을 기대하기 힘들어졌다. 한편 경제적 부를 바탕으로 다양한 ‘사족 따라잡기’가 시도됨에 따라 사족과 백성 사이의 위계질서는 이전처럼 분명하지 않게 되었다.
정약용에게 사족의 몰락은 단순히 계급의 이익이 걸린 문제가 아니었다. 거듭된 자연재해와 부세압박으로 인해 광범위하게 일어나던 민심이반이 1811년(순조 11) ‘홍경래의 난’을 계기로 분출하자, 이러한 의식은 보다 분명해졌다. 지배층의 위기관리능력이 절실히 요청되는 시점에 정약용은 향촌사회 내 교화와 통령의 주체로 다시 한번 사족을 내세웠다. 국왕은 너무 멀리 있고, 이향층은 수령과 결탁해 사리를 추구하기 때문에 다시금 사족을 호명하기로 했던 것이다. 단 사족은 어디까지나 수령의 통치파트너, 업무보조자로서 자리매김되었다.
사족의 위상제고가 향촌통치구상의 일순위로 올라온 상황에서 정약용은 18세기 논자들에 비하면 보수적이고 반동적으로 보이리만치 강하게 이를 밀어붙였다. 사족다운 사족을 선별해 범주화[변등]한 다음, 사족을 사족답게 만드는 원천인 노비를 확충[일천즉천법의 복구]하는 2단계 과정을 통해 그의 사족을 매개한 향촌통치구상은 치밀한 구도를 갖추게 되었다. 사족이 될 만한 자들을 추려내 이들에게 권력을 주고 위계질서를 강화해야만 이들은 국가를 변란으로부터 막아주는 제방이 되고 의병이 된다. 이것이 정약용이 19세기의 시대적 과제에 대해 나름대로 내놓은 답이었다.
그렇지만 『목민심서』 저술 이후 1세기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 백성들이 사족의 겉모습뿐만 아니라 사족을 정당화하는 가치(교화, 의병)까지 내면화하면서 ‘士 되기’에 성공했던 것은, 정약용의 향촌통치구상과 변화하는 현실 사이에 좁힐 수 없는 간극이 있었음을 보여준다.

영어초록

During the long period of exile, Jeong Yakyong had to live among commoners. This gave him an opportunity to look into the reality of the 19th century rural community. At that time, noble families(士族) were separated, wealthy commoners emerged and the coalition of magistrates(守令) and local hereditary clerks(吏鄕) strengthened the authority of government over rural communities. With such a background, the traditional hegemony was being replaced by magistrates and local hereditary clerks.
The weakening authority of noble families was demonstrated by commoners’ imitation of noble failies’ lifestyle or their practice of suppressing the strong and assisting the weak(抑强扶弱). Moreover, noble families were unable to deal with Hong Kyeongnae’s revolt or other similar events. However, Jeong Yakyong thought that rural communities and the whole society could be stabilized by making noble families as a governing partner of magistrates.
To restore the authority of noble families, Jeong Yakyong proposed the social stratification(辨等), aiming to categorize noble families and specify their social status by distinguishing aristocracy from commoners and peasants. This idea also implied the suppression of middle class including hereditary clerks. Jeong Yakyong also argued the restoration of hereditary system of nobi, in case the social stratification doesn’t its job. The private nobi was important to strengthen the authority of noble families.
To sum up, the social stratification and the restoration of hereditary system of nobi were proposed as Jeong Yakyong’s political planning to stabilize the society. If we care this context, we do not have to describe Jeong Yakyong as a segregationist but a serious scholared considering his time and country, the 19th century of Joseon Dynasty.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