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주의와 규제 안에서 성매매피해자 자활지원 일은 어떻게 실천되는가?

최초 등록일
2020.04.07
최종 저작일
20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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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정보

발행기관 : 한국사회보장학회 수록지정보 : 한국사회보장학회 정기학술발표논문집 / 2019권 / 2호
저자명 : 황경란

한국어 초록

2004년 제정ㆍ시행된 성매매방지법과 성매매피해자지원체계는 정부와 민간의 파트너십을 토대로 구축되었다. 당시의 민관 파트너십에는 성매매문제의 젠더정치적 특성에 대한 동의와 성매매문제를 여성인권보장의 문제로 본다는 관점의 합의가 전제되어 있었다. 그러나 정부교체 이후 정책의 기조 전환으로 인해 해당 지원체계는 단편적 복지지원체계로 인식되었으며, 소통체계의 형태 변화와 일자리 중심의 성과창출이 강조되면서 그동안 유지되어왔던 민관파트너십이 붕괴되었다. 특히, 정부정책 방향 안에서 성매매피해자 자활지원센터 현장은 ‘일자리’를 중심으로 그 역할과 기능을 규정 당했으며, 중간지원조직의 형태 변화와 예산 감축을 통해 운동성을 규제 받아왔다. 이에 현장은 성매매피해자의 자활지원 일이 당사자들의 삶에서 탈맥락화되지 않도록 자신의 일 과정을 조정하는 한편, 정책적으로도 같은 목소리를 내기 위해 지난 약 10년 간 논의를 진전시키지 못한 채 자활 개념을 중심으로 같은 논의를 반복하거나 투쟁해왔다.본 연구는 현장활동가들의 운동성이 성매매피해자의 자활지원 일에 어떠한 기능을 하는지, 당사자의 자활과정에 탈맥락화되지 않도록 자신의 일 과정을 어떻게 조정하는지에 초점을 두고 진행하였다. 제도적 문화기술지 방법을 활용하여 현장활동가들의 일 과정과 이들의 일이 더 넓은 외부 체계와 어떻게 연관되는지 분석함으로써 현 성매매피해자 자활지원체계가 갖는 문제점과 충돌 지점을 확인하였고, 개선을 위한 방향 제시에 목적을 두었다. 현장활동가, 이용자, 중간지원조직 활동가, 정부 관료 등 각기 다른 입장의 정보제공자들을 약 30여명을 만나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한 결과, 다음과 같은 내용을 도출할 수 있었다.첫째, 성매매피해자 자활지원센터 활동가의 일은 성매매의 젠더정치적 특성을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자활지원센터 활동가들의 일 전반은 여성인권관점을 토대로 이뤄져서 성매매에 관한 기존 통념에서 벗어나 성착취 구조 안에서 성매매 문제를 이해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여성주의적 시각으로 성매매문제에 접근하며, 젠더이슈를 다루는 다양한 단체들과 연대하고 이슈 투쟁에 동참한다. 둘째, 성매매피해자 자활지원센터 활동가들의 일은 반성매매 운동이 실천으로 전환되는 것이다. 상담원 교육과 반성매매 운동 연대체 활동을 토대로 활동가들은 운동성을 담지한 반성매매 운동 활동가로 성장하고, 이를 토대로 이용자의 성매매 중단(탈성매매) 이후의 삶을 함께 살아간다. 활동가의 자활 지원 일이 탈맥락화되지 않도록 당사자의 자활 과정을 함께 살아가는 일은 성매매 경험 노출(outing)을 경계하며 정부 정책을 유연하게 해석하여 활동하는 한편, 정부지원을 받는 단체로서 이행해야 할 책무라는 긴장 속에서 이뤄지는 것이었다. 활동가들은 성과로 측정되지 않는 비가시적인 일들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이러한 긴장 관계를 조정하고 있었으며, 이때 선배활동가들의 경험은 정부 정책을 대체하는 또 하나의 가이드라인으로 작동하고 있었다. 셋째, 반성매매 운동 활동가의 일 과정에는 신자유주의 영향 안에서 가시적 성과를 강조하는 정부 정책과 운동성 규제에 대항하는 활동이 포함된다. 이는 2009년 성매매방지중앙지원센터의 기능과 역할이 변모하면서 활동가들에게 보다 복잡한 일 과정이 되었다. 당시 정부는 현장과의 소통체계를 보다 수직적인 형태로 전환하였으며, 성과주의예산제도도입 시도 및 예산을 삭감하고 동결함으로써 현장의 운동성을 규제하고자 하였다. 이와 같은 기조는 매년 발간하는 사업 운영 지침 외에 각종 매뉴얼을 발간하면서 현장의 활동을 표준화하고자 하였고, 현재까지 현장의 정책 제안을 조건부 수용하면서 이어져오고 있다. 현장의 운동성 규제와 함께 가시적이고 양적인 성과와 경제적 자활을 강조하는 정부 방침 안에서 활동가들은 반복적으로 성매매문제의 젠더정치적 특성을 설명하고, 정부 정책 안에 반영될 수 있도록 의견을 내고 있었다. 단, 이전에 정부주무부처와 주로 소통하였던 것과는 달리 정부에 의견을 제시하는 통로와 방법은 보다 다양해질 수밖에 없었다.결국, 민관 파트너십과 진보적 정부 관료들의 역할로 구축될 수 있었던 성매매방지법과 피해자 지원체계는 정부 교체 및 정책 기조의 전환의 영향을 받고 있었다. 오히려 현장의 운동성을 규제하고 재단하려는 정부방침 안에서 현장활동가들은 반성매매 운동의 지향을 잃지 않고 젠더정치적 특성이 반영될 수 있도록 다양한 전략을 시도하는 모순적 상황 속에 존재하고 있었다. 이에 성매매방지법과 피해자 자활지원체계가 여성인권보장이라는 본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노력이 요구된다. 첫째, 성매매문제가 갖는 젠더정치적 특성에 민관의 합의를 토대로 파트너십의 복원이 시급하다. 이를 위해 담당 정부 관료의 인식을 개선하고 중간지원조직으로서 성매매방지중앙지원센터의 역할과 기능을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공무원 순환보직제도의 개선과 시ㆍ군ㆍ구 공무원에서부터 중앙 정부부처 공무원까지 최소한 성매매방지법의 방향에 따라 여성인권관점으로 성매매문제를 볼 수 있도록 인식개선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둘째, 활동가들의 일 과정을 더욱 복잡하고 비가시적으로 만드는 성과체계, 현실과 동떨어진 규정들은 과감히 개혁 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성매매문제의 젠더정치적 특성에 대한 민관의 합의가 전제된다. 이를 토대로 성매매피해 당사자의 자활 과정에 초점을 맞춘 질적 평가체계를 개발하는 한편, 활동가들의 비가시적 일을 감소할 수 있도록 외부보안을 담보한 평가입력시스템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본 연구는 제도적 문화기술지를 활용하여 반성매매 운동 활동가들을 연구 대상이 아닌 주체로 참여시켰다. 또한, 반성매매 여성운동에서 출발하여 수평적 민관파트너십을 토대로 이끌어낸 제도화라는 성과가 권위적 관료주의와 성과주의 안에서 어떠한 한계에 직면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개선방향을 제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그러나 젠더거버넌스로서 민관파트너십의 붕괴와 단절 양상과 기존 시민사회의 민관파트너십의 단절양상의 차이점을 드러내지는 못했다는 한계를 갖는다.

참고 자료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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