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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료제 다시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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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기관 : 고려대학교 정부학연구소 수록지정보 : 정부학연구 / 18권 / 3호
저자명 : 윤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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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초록

신자유주의가 가져오는 파괴력 가운데 가장 큰 것 중 하나로 행정을 무시하고 행정의 영향력을 과소평가하는 것을 들 수 있다. 행정에 대한 무관심 및 정부의 능 력에 대한 의심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이 정부관료제에 대한 불신이다. 그러한 불신에 대한 근거는 감정적이거나 이념적인 경우가 많다. 관료제는 행정현상을 이해하는 핵심개념인데도 불구하고 생각 밖으로 이론적인 연구가 흔치 않다. 행 정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쉽게 대답할 수 없는 것처럼 관료제 역시 학자들 마다 바라보는 시선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관료제를 상징적이거나 수 사적 용어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관료제는 본래 양날의 칼로 작용 한다. 즉, 사회의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지만 동시에 사회 의 많은 문제들을 악화하는 채널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 어느 주장을 하든 논리 적 토대가 분명해야 한다. 정부학연구에서는 앞으로 일년간 3번의 기획특집을 통 해 관료제 연구의 논리적 토대에 대해 좀 더 고민하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그 첫 번째인 이번 호에서는 관료제에 대한 대표적인 이론가인 Max Weber의 기본 질문 에 대한 의문을 Axel Honneth, Dwight Waldo, James Q.Wilson의 관점에서 다시 바라 본 글이다. 평소 이런 문제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세 분의 학자들이 자신들의 평소 고민을 이번 기회에 되새김한 글이다. 이문수 교수는 막스 베버(Max Weber)가 말한 ``노여움과 열정이 없는 존재``로서 의 관료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관료제가 비인간적이 되면 될수록 더욱 완벽해 진다고까지 하는 베버의 주장에 대해 이 연구는 악셀 호네트(Axel Honneth)의 인 정이론과 물화이론을 적극 수용하면서 관료가 중립적 관찰자의 태도를 취하는 것 은 가능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결코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한다. 호네트는 인간 또는 인간관계에 대한 객관적 지식은 결코 관찰자적, 또는 제3자적 관점에서는 만 들어질 수 없고 상대가 되는 인간에 대한 깊은 배려와 관심으로 요약되는 인정이 선행되어야 비로소 인지적 과정이 가능해진다고 가정한다. 호네트는 존 듀이의 경험적 사고를 받아들여 주관적이고 감정이입적인 관여와 객관적, 중립적 관찰을 통해 나오는 지식을 서로 상극에 위치시키는 것이 아니라 전자가 후자를 가능하 게 만드는 조건이라고 보고 있다. 이문수 교수는 적어도 호네트의 관점에 따르면 관료가 객관적이고 관찰자적 태도를 견지하는 것은 자신의 인식과 실천이 아직 물화의 단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 다. 임의영 교수는 행정관료제에 대한 연구가 지나치게 막스 베버의 그림자에서 벗 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비판하고 있다. 그는 행정관료제 연구의 본질은 공공 성과 관료제 연구의 긴장관계에서 찾아야 하며, 그럴 경우 드와잇 왈도(Dwight Waldo)의 사고체계를 탐구하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된다고 보았다. 막스 베버를 거의 알지 못했던 드와잇 왈도는 관료제라는 말 대신 행정국가라는 다소 중립적인표현을 선호하였는데, 그러기 때문에 사회학적 관점과는 다른 정치철학적 관점에서 공공의 의미에 보다 가까이 접근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드와잇 왈도는 학문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늘 ‘자기 자신을 사유의 대상으로 삼는 자기의식적 관점’을 강조하였는데, 이러한 관점에 따르면 학문이란 다름 아닌 ‘맥락주의’와 ‘관점 바꿔보기’의 방법을 토대로 한다. 맥락주의가 담고 있는 정확한 의미는 그 개념이 처한맥락을 떠나서는 알 수 없다는 것이고, 관점 바꿔보기는 아무리 엄밀한 학문이라 할지라도 근본적으로는 하나의 관점에 불과하기 때문에 때로는 다른 관점에서 비판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기 때문에 관료제는 기계로서의 이미지가 아니라 규범을 담고 있는 생각하는 유기체의 이미지로 바라봐야 하고, 그때 이미지의 핵심은 바로 민주주의에 토대를 둔 공공성이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관료제를 정치-행정의 관계 속에서 파악해야 할 당위가 생기는 것이다. 이창길 교수는 관료제와 관료를 일체화된 개념으로 연구해 왔던 지금까지의 관행에 비판을 제기했던 제임스 윌슨(James Q. Wilson)의 생각이 관료제의 현장에 대한 경험 연구를 할 때 특히 유용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제임스 윌슨은 행정이란 도대체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문제를 처음으로 제기했던 우드로 윌슨(Woodrow Wilson)의 고민을 100년 만에 다시 부활시킨 학자란 것이다. 관료제의 구조에 대한 논의 과정에서 그동안 규범적으로 강조되었던 것은 관료의 비인간성(impersonality), 반주관성 (unsubjectivity), 무재량성(indiscretionality) 등의 개념이었는데, 윌슨이 실제 현장에 가 보니까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이창길 교수 역시 윌슨이 했던 방식과 비슷한 한국의 관료제에 대한 경험연구를 통해 이러한 점들 을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예컨대 관료들의 결정에 영향을 주는 것은 비인간성 보다는 오히려 관료들의 감정과 성격, 부처의 독특한 문화 등이었다. 그리고 객관주의에 따르면 관료들은 독자적인 태도를 가져서는 안 되며, 그 태도가 직무에 영향을 줘서도 안 되고, 그 태도가 집단화 되어서도 안 된다고 하는데 실제 관료들의 태도는 그 반대였다. 마지막으로 관료들의 행동은 예측과 통제가 가능해야 하기 때문에 재량성을 가져서는 안 된다고 하는 것이 베버가 말한 관료제의 원칙이었 지만, 실제로 관료들은 활동의 재량성 못지않게 결정의 영향에 대한 재량성도 행 사하고 있었다. 세 편의 논문에서 소개한 학자들은 모두 막스 베버의 관료제가 안고 있는 기본 철학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악셀 호네트는 가치중립적인 관료에 앞서 상대방 을 인정하는 관료가 중요하다고 한다. 드와잇 왈도는 공공성이라는 가치 때문에 행정의 정치적인 중립보다 행정과 정치의 관계, 특히 민주주의를 염두에 둔 관계 가 중요하다고 본다. 제임스 윌슨은 실제의 현장에서 작동하는 관료제는 구조적 으로 완벽하게 짜여진 모습이 아니라 관료의 감정과 태도 및 재량성에 토대를 두 고 있는 느슨한 모습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하지만 세편의 논문 모두 막스 베버가 말한 관료제가 불필요하다고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것을 비판적으로 재검토 해보자는 것이다. 그래서 기획특집의 제목을 ‘관료제 다시 보기’로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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